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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앞으로 1주… 투표율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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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앞으로 1주… 투표율 어떻게 될까

입력
1991.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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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촌고… 50% 밑돈다” 전망도/“썰렁한 유세장이 생생한 예고”/무투표 속출·전과자등 악재… 선관위 가두홍보 계획/“정당배제로 차분할 뿐 국민들 의무로 생각” 반론도3·26기초의회의원선거의 투표율은 어느 정도나 될 것인가.

선거 때마다 투표율은 관심거리의 하나이긴 했지만,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30년 만에 부활되는 지자제에 대한 국민관심의 간접적인 척도이다. 아울러 풀뿌리민주주의 향후 항로를 예측케 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비중있게 거론되고 있다.

주민참여의 취지와 당선자의 대표성을 고려할 때,선거가 최소한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략 60% 내외의 투표율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선거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각에서는 과거 각종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투표참가 열의를 감안,이번 선거는 60% 내외의 투표율을 기록하리라는 낙관론을 제기하고 있긴 하지만 대세는 역시 40∼50%의 저조한 투표율에 쏠리고 있다.

○…고투표율을 예상하는 근거로는 정치적 쟁점이 없고 정당개입이 배제돼 선거분위기가 겉으로는 냉랭한 것 같지만,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내마을 일꾼」을 뽑으려는 관심이 내재적으로는 상당하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국민들은 투표를 의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역대 국회의원,대선,지자제선거 대부분이 70% 내외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 왔다는 점에서 사상최저의 투표참가 운운은 기우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또 과거의 선거분위기가 「과열」로 비정상적이었던 것이지,현재의 기초의회선거 분위기는 이상현상이 아니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지자제가 30년 만에 부활되고,각 언론에서 그 의미를 연일 대서특필해 왔는데도 후보자 등록률은 2.35 대 1에 불과했다. 특히 후보사퇴가 계속 늘어나 경쟁률이 하락일로에 있는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투표율의 「하종가」를 예상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더구나 주민참정의 기회마저 박탈한 무투표당선구가 5백여 개,무투표 당선자가 6백여 명에 육박하고,각 합동연설회장마다 유례없이 청중이 거의 없는 썰렁한 분위기를 보이는 현상황이 낮은 투표율의 생생한 예고지표라는 설명이다.

또한 후보자의 면면을 유권자들이 잘 알지 못하고 있고 「상당수가 전과자」라는 자격시비까지 겹친데다 특별한 정치 이슈마저 부각되지 않고 있어 유권자들의 무관심은 더욱 짙어지리라는 분석이다.

○…중앙선관위측도 투표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해 지자제가 저조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께 윤관 위원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주민참여를 호소하는 한편 지역계도방송,역·터미널의 구내방송,가두방송으로 선거홍보에 전력을 기울이기로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선관위측은 엄격한 법적 용강조와 공명선거여론으로 지나치게 후보자들이 위축된 점도 분위기 침체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선거법 테두리내의 적극적인 득표활동은 권장한다는 내부방침까지 결정한 상태다.

선관위측은 주민간 교류가 거의 없는 서울 등 대도시 지역은 낮은 투표율(40% 내외)을 기록하겠지만 농촌지역은 60%를 웃도는 「도저촌고」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전체적으로는 대략 50∼60% 선에서 투표율이 낙점되리라고 예측하고 있는 상태.

○…역대 각종 선거는 대체로 투표율 70% 이상을 기록,열띤 분위기였다.

과거 52년,56년,60년 3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던 지자제선거도 평균적으로 70∼80%를 웃도는 투표율을 보여 왔다.

당시에는 특히 농촌의 지역연고 의식이 크고 「면장댁 규수면 최고신부감」이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여서,시·읍·면장 선거가 주민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치러졌다.

52년 4월25일에 있었던 시·읍·면 기초의회선거의 투표율은 91%를 기록했으며 같은 해 5월의 도의회선거도 81%를 보여 당시 지자제는 주민들의 최대관심사 중 하나였다.

이런 경향은 56년 기초의회선거(79%),60년 기초의회선거(78.9%)까지 계속 이어져 내려왔다.

이처럼 가히 폭발적인 주민참여 속에 치러진 자제선거였지만,사상 최저의 투표율도 이들 지자제선거중에서 기록됐다는 사실도 특기할 만하다.

최저투표율은 60년 12월29일의 서울특별시장·도지사 선거 때로 평균 38.8%에 그쳤다. 서울시장선거에서는 36.4%였고 경기지사선거는 무려 32.8%라는 최저기록을 나타내,지금까지 최저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선거의 낮은 투표율은 지금도 선거관계학자들의 연구대상인데,당시 사회분위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60년의 시대상이 혈연,동네 연고의식 등 소단위 연고의식이 강하던 때라 광역자치단체장선거에는 그다지 큰 괌심이 없었다는 게 첫째 이유로 꼽히고 있다.

그리고 이 선거 바로 직전인 12월12일 서울시·도의회선거,12월19일 시·읍·면 의회선거가 있어 서울시장·도지사선거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주민들도 상당수였던 데다 이를 알고 있는 주민들도 「귀찮다」는 이유로 선거참여를 포기했다는 점도 최저투표율기록의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국의 기초의회투표율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선관위측 설명.미국·영국 등도 40∼60% 선을 오르내리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는 87년 지방의회선거에서 평균 67.4%를 기록했다.

예를 들면 일본 나고야시장선거(89년)는 43%,교토시장선거(89년)는 41%의 투표율을 나타내고 있고,미국의 알렉산드리아시의회선거는 59%(85년),34%(88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오스트리아,벨기에,호주 등은 투표참가가 법적인 의무사항으로,불참했을 경우 벌금 내지 구류 등의 처벌에다 읍·면사무소에 불참자 명단까지 공시하는 곳(벨기에)이 있어 90%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각국의 투표율이 상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투표율이 낮은 선진제국들에서는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이 큰 걱정거리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지자제부활의 정치사적 의미,민주주의의 저변확대라는 당위적 측면을 고려할 때 이번 선거의 주민참여율은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준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는 게 지자제성공을 바라는 이들의 공통된 희망이기도 하다.<이영성 기자>

◇지자제선거 투표율

●한국 역대 지자제선거

기 초 광 역

의회 장 의회 장

52년 91% 81%

56년 79.5% 86% 86%

60년 78.9% 75.4% 67.4% 38.8%

●외국례

일·영·미 경우 평균 40∼60%선(저조한 곳은 20∼30%)

▲일 나고야 43%(89년 시장선거) 교토 41%(〃)

▲영 런던 48%(90년) 잉글랜드 41%(85년)

▲미 알렉산드리아시 34%(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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