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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당간 치열한 신경전(지자제 표밭풍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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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당간 치열한 신경전(지자제 표밭풍향:3)

입력
1991.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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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배제 무색… 유권자는 냉담/서로 “상대후보가 많다”… 관변인사도 평민 간판/제주선 친여 우세속 선거분위기조차 형성 안돼평민당이 본거지로 삼고 있는 호남지역과 여권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강한 제주에서는 기초의회선거를 계기로 기존판도를 변화시켜보겠다는 여야의 선거구도에 따라 다른 어떤 지역보다 정당간의 불꽃튀는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그런 만큼 이 지역의 기초의회선거는 정당공천을 배제한 선거법의 기본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평민당과 민자당의 대결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선거 무관심현상은 타지역과 마찬가지여서 투표율이 40∼50% 선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광주 1백10명(92개 선거구) 전남 3백37명(3백25개 〃) 전북 2백80명(2백67개 〃) 등 모두 6백84개 선거구에서 7백27명을 뽑는 호남지역은 1천9백32명(사퇴자 포함)이 입후보,평균 2.7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경쟁률은 당초 예상했던 경쟁률보다 낮지만 전국평균(2.35 대 1)을 넘은 것으로 이 지역에서의 정당관심도를 잘 반영해주고 있다.

이는 평민당이 호남지역을 다른 지역에서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황금표밭」으로 간주,거의 전선거구에 자당 후보를 내부 공천한 데다 민자당 역시 이 지역에서 잃었던 세력과 자존심을 만회하기 위해 상당수의 후보를 입후보시켰기 때문이다.

평민당은 이번 선거가 동네선거인만큼 지난 13대 총선처럼 전지역을 싹쓸이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되도록이면 많은 의원수를 확보키 위해 「관권개입저지감시위원회」를 결성,각 선거구별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평민당은 의원확보율을 광주 80% 전남 70% 전북 60∼70%로 책정하고 또 하나의 「황색돌풍」이 재현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는 눈치다.

이에 반해 민자당도 이 지역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지역명망가들을 후보자로 대거 추천,평민당에 맞서고 있다.

현재 민자당이 목표로 하고 있는 의석확보율은 광주가 40∼50%,전남 30%,전북 50% 선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후보자들의 성향에 따른 여야 구분은 영남 등 다른 지역에 비해 가름하기 매우 어려운 편이다.

이는 군정자문위원·전직 공무원 등 흔히 친여세력이라 불리는 입후보자의 상당수가 평민당의 간판으로 등록한 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내부공천자 가운데 40% 가량이 동유지 등 영입인사』라고 밝힌 평민당 광주시지부 한 관계자의 말에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그러나 여야의 입후보자 성향분석 결과는 이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민자당측은 전남은 입후보자 가운데 친여인사가 1백87명에 불과하고 평민당 등 야권성향이 3백65명,나머지가 중도성향의 인물로 판단하고 있고 광주의 경우 범여권 43%에 평민계가 52%,중도 5%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평민당은 전남의 경우 여야 후보가 50 대 50,광주는 자파가 1백16명에 친여가 1백30여 명으로 분류하고 있는 등 매우 상반된 분석을 하고 있다.

이같이 정당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동네의 일꾼」을 뽑을 유권자들은 선거에 거의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광주 북구 운암동 함 모씨(33·상업)는 『아직까지 누가 우리 동네에 입후보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또 전남 나주시 이창동 유 모씨(34·주부)도 『지역인물 위주로 뽑을 것인지 당 위주로 뽑을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후보자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해 누가 지역발전에 기여할 사람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후보자들의 직업이 대부분 농수산업·상업 등 자영업인 데다 학력도 고졸이 주종을 이루고 대학 이상은 28% 수준에 그쳐 새로 구성될 기초의회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자기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는 주민들의 관심부족으로 투표율이 극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게다가 지자제에 대한 준비나 이해도 없이 무턱대고 출마한 「함량 미달」의 후보자들의 사퇴가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전남대 지병문 교수(40·정치학)는 『이번 선거가 정당공천을 배제한 결과 당초 우려대로 상위기득권 계층이 의회를 지배하게 돼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대중의 소외감만 증폭시키게 됐다』며 『유권자들이 지역사회에 봉사·헌신할 수 있는 참신한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43개 선거구에 51명을 뽑을 제주도의 경우 95명이 등록,이 가운데 70여 명이 친여성향을 띠고 있으며 평민당 등 야권인사들은 10여 명에 불과해 호남과 극히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곳은 11개 선거구에서 무투표로 13명이 당선되는 등 투표를 하지 않는 곳도 많고 도민들의 관심도도 낮아 선거분위기가 전혀 형성되지 않고 있다.<광주=임종명 기자<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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