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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대 설립 반대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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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대 설립 반대다(사설)

입력
1991.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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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기술인력의 공급확대를 위한 중기계획의 일환으로 국립공과대학을 설립키로 했다고 한다. 94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추진기구를 곧 발족시킨다는 것이다. 국립공과대학을 새로 설립하는 문제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분명하게 말한다면 「절대반대」라는 입장이다.우리의 이같은 입장은 결코 반대를 위한 반대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절대반대」의 첫째 이유는 국립공과대학 신설정책의지가 너무나 이상론에 치우친 것이며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우리라고 미국의 MIT나 칼테크와 같은 우수한 공과대학을 만들지 말라는 법은 없으며 그같은 대학을 가지려는 의욕을 나무라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현실과 정부의 신규재원 연출능력 등을 조목조목 따져볼 때 「신설」만이 과연 최선의 해결방법인가의 문제에서 회의적인 것이다.

국립공과대학 신설계획 자체가 교육 전담부처인 교육부의 발상이 아닌 줄로 안다. 노재봉 신임 국무총리를 주축으로 하는 정부 몇 개 부처 장관들의 현실을 외면한 이상주의적 사고의 산물인 것으로 우리는 전해 듣고 있다.

우리는 그러한 과욕과 이상이 실패한 전형적인 현실의 한 모델을 상기시키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바로 지난 85년 충북 청원군에 신설,개교했던 한국교원대학교이다. 5공 정부가 「교원교육의 종합화와 시범화를 통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선진교사상을 확립할 사명을 맡을 사범대학」으로 신설했던 국립 한국교원대학은 당초의 이상은 온데간데 없고 별 기능도 못하고 국립사대 하나를 더 만든 꼴로 전락해 버렸음을 보면,국립공대 신설계획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으리라고 우리는 믿는다.

「절대반대」의 두 번째 이유는 이 계획을 추진하는 정부 각료팀들이 적어도 10년 뒤까지 「국립공대 개교 그후」대책,즉 충분한 예산지원과 우수학생 유인체제 확립까지를 뒷받침해주지 않는 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육정책 추진의 한계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차로 학생모집을 하는 과기대에 합격한 학생들의 20% 정도가 서울대학교 공대에 응시해 합격해 옴으로써 과기대는 해마다 신입생 모집에 차질을 빚고 있다. 우수한 교수와 실험실습 기자재 등으로 개교 첫 입학생 모집 때는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몰려 신풍을 일으켰던 포항공대도 개교 3년째가 되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오지 않고 있어 고민중이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을 정책입안자들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 때문에 우리는 「국립공대 신설」과 같은 탁상논의나 이상은 자제하고 그만한 재원과 정책의지가 있다면 그것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대학원중심 대학으로 승격시키고 교육여건·교수자질 및 충원을 일대 개혁·혁신하는 공대지원책을 쓰라고 촉구하고 싶다. 그리고 기업과 우수한 여타 대학의 공과대학들을 연결시키는 산학협동은 단 한 번의 기부금 기탁식이 아닌 장기간계약제 같은 것을 도입,정부예산 지원의 한계성을 보완하는 방안도 적극 도입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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