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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 왕정 국가재건·개혁등 앞길 험난/알·사바 귀국… 왕정 공식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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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 왕정 국가재건·개혁등 앞길 험난/알·사바 귀국… 왕정 공식복구

입력
1991.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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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체제세력 “왕가가 패망 초래” 도전 부담/국민들도 부의편중 등 염증 차가운 눈길쿠웨이트의 자베르·알·아메드·알·사바왕국이 14일 망명생활을 끝내고 귀국,이라크의 침공으로 중단됐던 쿠웨이트 왕정이 명실상부하게 복구됐다.

망명지인 사우디의 타이프시를 떠나 이날 쿠웨이트 국제공항에 도착한 알·사바 국왕은 7개월간 떠났던 조국의 땅에 입맞추며 『조국을 쿠웨이트인에 돌려준 알라신에게 감사한다』고 감격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알·사바 국왕이 신이 아닌 미국의 힘에 의해 되찾은 조국은 7개월 전 그가 망명길에 오를 때와 같은 부유한 국가가 아니었다. 국부의 원천인 유전이 일부 불타고 남아 있던 국민은 약탈당하는 등 국토는 초토화됐다.

이보다 더 알·사바 국왕을 초라하게 하는 것은 국왕을 맞는 쿠웨이트 국민들의 표정인 듯하다. 공항의 임시 천막에서 행해진 환영행사에는 관료·친지 및 외교관만 쓸쓸히 나왔을뿐 일반 국민들은 국왕의 차량행렬에도 무관심이었다.

올해 64세인 알·사바 국왕은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는 전쟁복구와,국가안보도 민주헌정도 제공하지 못한 데 대한 국민의 불만해소 등 2중과세를 안고 귀국한 것이다.

우선 알·사바 국왕은 당장 체제문제를 안게 됐다.

알·사바 국왕은 왕정복고를 반대하고 민주공화제를 지지하는 전통적인 반왕정 세력과 이라크의 침공 이후 쿠웨이트에 잔류하면서 저항운동을 펼쳐온 잔류세력들의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반왕정 세력은 이미 알·사바 왕가가 사우디에 망명해 있을 때부터 수복되는 새 쿠웨이트는 과감하게 민주공화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좌익아랍민족운동을 이끌어온 아흐메드·하티브를 주축으로 한 이들 반왕정 세력은 알·사바 왕가를 국가패망의 원인으로 간주,「제거해야할 세력」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이들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쿠웨이트에 영원히 민주주의를 도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또 이라크의 점령 이후 국내에 잔류하면서 점령 이라크군과 싸워온 저항군 세력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도망치다시피 사우디로 망명해간 알·사바 국왕을 다시 군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

일반 국민들도 알·사바 왕가의 독재나 지배세력에 집중된 부의 편중에 염증을 느끼고 있으며 자유선거를 통해 민선정부가 들어서길 점차 원하고 있다.

알·사바 국왕도 이를 의식했는지 앞서 귀국한 사촌이자 총리인 사드·알·압둘라·알·사바에게 권력의 상당부분을 이양했다.

서방분석가들도 알·사바 국왕이 걸프사태 이전과 같은 지도력을 발휘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한 1천억달러의 전쟁복구 재원조달과 극심한 환경오염도 알·사바 국왕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걸프전쟁 이전 풍부한 석유자원을 바탕으로 한 복지정책으로 왕권을 유지해온 알·사바 왕가통치 기술의 한계수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 61년 영국의 식민지통치로부터 독립,전세계 석유자원의 20%를 장악하고 막대한 부를 축적해온 알·사바 왕가지만 이들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은 험하기만하다.<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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