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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중동신질서」 위한 외곽외교/가·불·영등과 해외정상회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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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중동신질서」 위한 외곽외교/가·불·영등과 해외정상회담 의미

입력
1991.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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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랍문제 구체 논의/승전 따른 자축 성격도/성사가능성 타진 후 직접 중동순방 예정부시 미 대통령은 걸프전 이후의 신세계질서 외교를 위해 13일(한국시간 14일)부터 5일간의 해외 정상회담 길에 나선다.

지난해 8월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부시는 미국 땅을 떠나본 적이 없다.

이날 브라이언·멀로니 캐나다 총리와의 미·캐나다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카리브해의 마르티니크와 버뮤다에서 미테랑 프랑스대통령,메이저 영국 총리를 연속으로 만나 걸프전 전후문제를 협의하는 한편 그의 신 외교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의 출국과 관련,피츠워터 백악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여행의 주 목적을 ▲중동에서의 무기확산 방지 ▲안전확보 ▲경제발전 및 ▲평화기구 구성이라고 밝혔다.

현재 베이커 미 국무장관이 똑같은 문제를 갖고 중동의 당사국들과 협의를 벌이고 있는 중인데 부시 대통령은 베이커의 이 실무외교와 병행하여 외곽외교를 하려는 것이다.

부시의 외곽외교는 첫째로 승전에 대한 자축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서방측은 지난 56년의 수에즈운하 사태 이후 중동에서 점점 발을 빼왔다.

수에즈 사건으로 영국이 이집트에서 물러나고 이어 프랑스는 62년 알제리에서 손을 뗐었다.

미국은 지난 78년의 호메이니혁명 이후 이란에서 철수한 후 중동 영향권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이제 미·영·불은 걸프전을 통해 새로운 무기체계를 갖고 중동의 강자로 들어섰다.

중동은 그 동안 소련을 끌어들여 대서방 견제세력으로 이용해왔다. 그러나 이번 걸프전 동안 소련은 그런 역할의 기회를 이미 상실한 것이 드러났다.

베이커 국무장관은 사우디,이집트,카타르,오만,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 시리아,쿠웨이트 등을 순방하면서 『침략자 후세인을 물리쳐준 미국에 대해 감사한다』는 칭찬을 줄줄이 받고 있다.

둘째는 중동을 서구질서 안으로 끌어들이는 구상이 토의될지 모른다는 분석도 있다.

베이커 장관은 이번 중동 순방중 「신사고」라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지만 중동은 뭔가 새로운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는 뜻인 것은 명백해 보인다.

지금까지 중동을 이스라엘과 아랍민족과의 대결장,미국과 소련 사이를 줄타기하면서 묘한 세력균형을 이루는 곳 등의 이미지가 붙어 왔었다.

베이커 장관은 아마도 이런 고질적인 문제를 이번 걸프전 전후처리의 일환으로 해결하려 할 것이다.

미국은 걸프전에서 압도적인 군사력의 우위를 증명했지만 걸프전 이후에도 「능력있는 해군력」을 상주시키고 공군·육군이 포함된 정기 기동훈련을 통해 막강한 전력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무려 1백80억달러 어치의 무기를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이집트,터키 등 걸프전 우방국들에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6억달러 어치의 신형 전투기 F16기의 대이집트 판매승인 요청이 의회에 올라와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아랍문제에 관해 여러 차례에 걸쳐 명백한 견해를 표명했었다.

아랍은 이스라엘국의 존재를 인정하고 대신 이스라엘은 67년 전쟁에서 뺏은 상당한 영토를 반환할 것과 팔레스타인 자치권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데서 문제해결을 못보고 있는 셈인데 그 보장문제를 이번 캐나다­카리브해 정상회담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이커 국무장관의 중동순방과 미·영·불과의 외곽외교로 중동의 신질서가 이뤄질 가능성이 타진되면 부시 대통령은 그가 이미 쿠웨이트 정부 등으로부터 초청받아 놓고 있는 중동 순방길에 직접 나설 예정이다. 피츠워터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중동방문 시기가 언제 될지는 모르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월12일에 있을 예정이던 미소 정상회담도 아마 중동순방과 같은 시기에 모스크바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워싱턴=정일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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