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 여파는 세계 방송가에도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킬 조짐이다. 그 원인은 바로 CNN 증후군 때문이다. 전쟁기간 24시간 위성뉴스방송체제의 미국 CNN 독주에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었던 여타 선진국들이 다투어 그 대안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 영·불·독 등 유럽국가 및 일본 방송가가 내건 명분은 첫째 더 이상 세계문제에 관해 미국식 견해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고,둘째 CNN과 같은 방송체제가 세계여론형성에 너무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이 드러났고,셋째로 걸프전 과정에서 실감했듯이 온세계가 전일뉴스에 목말라하고 있기 때문에 채산성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영국에서는 BBC가 하루 18시간방송의 세계서비스TV를 올 봄부터 가동,뉴스와 오락프로그램을 보낸다는 것이고,영국계 언론재벌인 루퍼트·머독도 스카이뉴스 위성송출망을 만든다는 것. 프랑스와 독일도 각각 세계의 불어권 및 독어권을 겨냥해 24시간뉴스TV를 계획중이고,스위스에서는 유럽 10개 국영방송사들이 팀을 이뤄 역시 24시간 뉴스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NHK도 기존의 세계뉴스서비스에 하루 8시간을 추가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처럼 온세계가 걸프전에 이어 바야흐로 뉴스방송전쟁에 돌입한 듯한 오늘이다. 이같은 싸움을 보며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매체의 위력을 새삼 실감케 되어 우리도 시야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정권역의 세계뉴스에만 일방적으로 의존하기보다 균형있는 취사선택 안목을 가져야겠고,우리 뉴스도 적극 위성송출하는 전향적 자세도 갖춰야 방송 낙후국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국내에서 7월부터의 실시를 앞두고 5조원의 시장을 놓고 제몫찾기 싸움이 불붙고 있는 유선TV는 세계적 추세인 위성을 이용한 본격적 유선TV가 아니고 그 편성도 뉴스 중점보다 스포츠·오락에 치중하는 것이어서 그 독립성이나 저질화가 걱정되는 시점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