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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선심공약」/방민준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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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선심공약」/방민준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1.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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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회 의원 후보등록마감 하루 전인 12일 국토개발연구원은 제3차 국토종합개발계획(92∼2001년) 시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10년간의 국토개발 방향을 결정할 이 계획의 중요성을 감안,언론들은 대대적으로 지면을 할애,시안을 소상히 소개했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국토의 골격을 재개편하는 웅대한 구상에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왜 지자제선거로 어수선한 때에 이 시안을 발표했을까 곱씹어 보는 모습들이었다.

하필이면 발표시기를 지자제선거바람이 일고 있는 시점을 택했다는 데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 같은 모습들이다.

주무부처인 건설부나 산하기관인 국토개발연구원은 발표시기가 지자제선거기간과 겹친 것은 전혀 우연일 뿐 당초 계획대로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제1,2차 국토종합개발계획을 마련할 땐 건설부가 최종확정안만 발표하고 시안을 발표하지 않은 전례와 제3차 계획시안의 경우 국토개발연구원이 지난 1월중 발표시기를 잡았다가 건설부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시기가 늦추어졌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이번 시안의 발표가 지자제선거를 염두에 두고 이뤄졌다는 오해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수많은 선거에서 정부의 공약남발을 경험한 국민들은 이번 지자제선거에서만은 전철을 밟지 않겠거니 기대했다.

그러나 국민의 이 같은 기대는 제3차 국토계획시안의 발표를 듣고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번 시안은 지역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어 일종의 공약의 성격을 갖고 지자제선거에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한 조건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여 후보들에겐 비길 데 없는 원군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13일에는 총무처가 정부부처 기획관리실장회의를 열어 장기계류중인 민원을 오는 6월말까지 신속처리토록 지시,선심 공약의 옛버릇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느낌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게 마련이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때를 잘못 선택하면 일을 그르치거나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정부가 진정 공명선거를 바란다면 이번 국토개발계획 발표 같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일은 스스로 삼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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