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요강 3년 전 발표 우열반 조장 우려/내신+적성+본고사 골격은 유지/공청회 거친 후 이달말 그대로 확정될 듯88년초부터 논의돼온 대입시 개선안이 3년이 넘도록 결정되지 못하고 수정과 보완을 거듭해오다 최종 확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월 신설된 교육부 장관 자문기구인 대학교육심의회(대교심)는 12일 2차 전체회의를 열고 중앙교육심의회(중교심)가 마련한 최종안을 심의한 끝에 중교심 안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입시 개선안은 다음주부터 세 차례 공청회를 거쳐 이달말까지는 최종 발표될 예정이며 마지막 심의기구인 대교심안이 그대로 반영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새 제도에 의해 대학에 진학하는 현재의 고교 1년생과 학부모들은 입시제도에 대한 신중한 논의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관련기관마다 서로 다른 개선안을 내놓음에 따라 당장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대교심이 마련한 잠정안은 고교내신성적+적성시험+대학별 본고사라는 기존골격은 같으나 도입되는 적성시험의 실시횟수·반영여부·반영비율 등의 부분에서 중교심의 개선안과 크게 다르다.
똑같은 교육부 장관 자문기구인 중교심은 지난 2월1일 적성시험을 두 차례 실시해 그 중 나은 성적을 대학이 최소한 20% 이상 필수적으로 반영한다는 최종안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이후 신설된 대교심은 지난달 25일 1차 전체회의에서 결정을 유보했다가 이번에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혔다. 대교심은 수험생들이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현 입시제도의 불합리성은 인정하면서도 2회 실시에 따른 수험생의 현실적 부담,사회적 파급효과,출제·채점 등 입시관리의 어려움 등을 더 고려해야 한다고 입장을 취했다.
또 두 차례 시험을 치를 경우 과연 얼마나 많은 수험생이 혜택을 입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결국 대교심의 잠정안은 지난해말까지 교육부와 중교심이 사실상 마무리 지었던 원안으로 돌아간 셈이다. 당초 적성시험은 한차례 실시하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노태우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대입시 자율을 강조한 것을 계기로 두 차례 시행으로 갑자기 선회했다.
대교심의 잠정안이 최종안으로 확정되면 새 대입제도의 형태는 ①내신(40% 이상)+적성시험+대학별 고사 ②내신+적성시험 ③내신+대학별 고사 ④내신(1백%)의 4가지나 될 수 있다.
그러나 적성시험의 반영여부가 대학자율에 맡겨진다 해도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대학이 본고사 관리에 따른 부담감을 갖고 있으므로 적성시험은 완전 배제되지 않고 일정비율 이상 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①의 형태가 많이 채택될 것으로 보이며 대학별 고사의 출제능력을 갖추지 못한 대학은 ②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①을 채택한 대학들은 대학의 자율신장 측면에서 본고사의 반영비율을 적성시험보다 높게 할 가능성도 크다. 한편 대교심은 적성시험이라는 명칭에 이의를 제기,발전된 학력고사라는 적성시험의 성격에 맞게 「대학수학능력 시험」으로 바꿀 것을 건의했다.
대교심은 적성시험의 선시험 후지원 형태에 대해서는 대학간 서열화 현상 등 부작용을 우려,고심했으나 결국 대안을 찾지 못했다. 또 입시 3년 전에 각 대학이 입시요강을 발표토록 함으로써 일선 고교의 특정대반 운영이 조장돼 고교교육 정상화를 저해하는 부작용도 새 대입제도가 짊어진 부담으로 남게 됐다.<한기봉 기자>한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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