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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끊긴 강남일대 디스코장들/중고생 회원모집… 새 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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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끊긴 강남일대 디스코장들/중고생 회원모집… 새 탈법

입력
1991.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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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소지 학급마다 30%/단골엔 할인·외상혜택도/「심야」 막히자 저녁에… 단속 없어심야영업 단속과 걸프전 이후의 불경기로 유흥손님이 줄어들자 서울 강남 일대의 디스코장들이 초저녁에 미성년 고객을 받는 새로운 수법으로 성업중이다.

이들 업소는 할인·외상혜택을 주는 회원카드를 돌려 중고생 손님을 끌어 모으고 10대 손님들이 많이 들면 성인들의 입장까지 사절,청소년들의 탈선을 조장하고 있다.

「중고생 전용」으로 알려진 디스코장은 서초구 서초동 지하철 강남역 일대의 7∼8개 업소. 10여 년 전 처음 이 일대에 업소가 생겼을 때는 대학생들이 주로 드나들었으나 점차 연령이 낮아져 요즘은 주변 8학군 지역의 고교생,중학생들이 단골이 됐다. 손님이 가장 많은 시간은 하교시간인 하오 5∼7시이며 주말과 중간·기말·모의고사 등 각종 시험 직후가 대목이다.

이들 업소는 더 많은 10대들을 끌기 위해 학교주변,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압구정동 카페골목 등지에서 회원카드를 나눠주고 있는데 소지자에게는 시간대에 따라 최고 20%까지 식음료대를 할인해주며 생일,기념일에는 샴페인과 기념촬영 서비스를 하고 월 1회 정기초청 등 갖가지 특전을 준다고 돼 있다. 또 단골에게는 외상도 준다.

하교길에 학교주변에서 받은 카드가 4개나 된다는 H고 3년 문 모군(19)은 『반에서 30% 정도가 카드를 갖고 있다』며 『기본이 2만원 정도여서 값이 싸고 또래끼리만 출입하니 부담이 없어 생일이나 시험 후에는 꼭 가게 된다』고 말했다.

각 업소는 「미성년자 출입금지」 푯말을 입구에 내걸고도 직장인 등 성인들의 출입을 막아 10대들끼리 모여 술·담배를 즐기고 미팅을 하도록 조장하고 있다.

주말마다 이 일대를 찾는다는 S여고 2년 김 모양(18)은 『갈 때마다 복작거리고 담배연기가 지독해 질식할 지경』이라며 『술을 마신 남학생끼리 학교별로 패싸움도 자주한다』고 귀띔했다. 김양에 의하면 고학년은 S·O 등 시설이 좋은 신설업소,저학년은 D·W 등의 업소를 이용하며 일부 부유층 학생들은 논현동 H호텔,삼성동 N호텔 등 호텔 디스코장에 드나드는 등 학년별·경제수준별로 「노는 곳」이 구분돼 있다.

중고생 전용디스코장은 단속반이 출동할 경우 종업원들이 정문에서 시간을 끌면서 안내방송을 통해 10대들을 비상구로 내보내곤 하는 데 심야영업 단속이 강화된 이후에는 초저녁 단속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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