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한 시체 해부할 때 준비했던 관 남았었다/수색요원들과 함께 중앙아시아로 이동된듯”【동경=문창재 특파원】 지난 83년 9월1일 새벽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전투기에 의해 격추된 KAL 007기 승객 중 생존자가 있었다고 일본의 주간지 「주간문춘」이 7일 발매된 최신호에서 주장했다.
「주간문춘」은 최근 사할린 현지취재를 다녀온 일본의 프리 저널리스트 가토(가등소)씨의 KAL기 격추사건 관련기사를 게재했는데 가토씨는 『추락 KAL기에는 복수의 승객이 생존해 있었으며 그들은 수색작업 관련자들과 함께 소련 각지로 분산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존설의 근거로 당시 기체수색에 관여했던 소식통의 말을 제시했다.
『(수색작업을 담당한) 군사령부 내부에서 「생존자가 있다」는 정보가 흘러나왔습니다. 근거의 하나는 바닷 속에서 인양한 시체를 해부할 때 준비해두었던 관이 남았다는 것입니다』가토씨에게 이런 말을 했다는 소식통은 이것만으로는 사실증명이 안 된다고 생각한 때문인지 몇 가지 사실을 털어 놓았다.
한 가지는 당시 기체수색 작업에 동원됐던 군부대 요원들은 임무가 끝난 뒤 중앙아시아지역 등으로 전속됐으며 『이때 생존자들도 함께 이동된 것이 아닌가 싶다』는 것.
또 한 가지는 하바로프스크 가까운 작은 마을에서 라면 우동 카레 간장 등을 주문한 일이 있었는데 일본인이 한 사람도 살지 않는 곳에서 이같은 주문이 있었다는 사실은 생존자 중 일본인이 있었다는 정황증거가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가토씨는 이 「소식통」의 신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단언하건대 그가 소련당국의 입김으로 정보조작을 하려는 사람이 아니었으며 소련의 요인과 군관계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유가족을 동정해서 귀뜸해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몇 해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죽기 직전까지 「생존설」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번 취재에서 가토씨는 승객 중 일부가 생존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할 만한 증언을 들었다. 그것은 격추장소가 모네론도 부근 바다의 수심이 30m 정도밖에 안 되는 곳이라면 섬에서도 불과 몇십 m밖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섬부근의 바닷물이 맑아 기체발견도 쉬웠을 것이며,따라서 구조원의 현장 도착이 빨랐을 것이라는 현지 어부의 말이다.
KAL기가 미사일을 맞고 즉시 산산조각 난 것이 아니라 최후의 교신 이후 11분50초 동안 비행을 계속했다는 사실도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을 말해준다. 5천m 고도에서 공격을 당한 뒤 서서히 고도가 떨어지다가 수면에 가까운 상공에서 급추락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생존자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가토씨는 소련이 기체 및 시체인양 사실과 블랙박스 발견사실 등을 철저히 은폐하고 있는 것은 민간항공기를 격추시킨 「범죄」 행위를 숨기고 싶었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측과도 불리한 사실은 숨기기로 합의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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