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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모금 앞두고 동구등 지원호소 줄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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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모금 앞두고 동구등 지원호소 줄지어

입력
1991.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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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쌀」 국제구호운동 “발돋움”/“온정의 한국인” 이미지/각국 언론 크게 보도… 민간외교에 한몫/타슈켄트·사할린 동포도 긍지와 기대/테러사 수녀도 큰 관심우리 국민의 따뜻한 마음과 박애정신이 「사랑의 쌀」에 실려 해외에 널리 알려지고 있다.

11일부터 재개되는 2차년도 사랑의 쌀 나누기운동을 앞두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많은 나라들로부터 쌀을 보내 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해외언론에도 이 운동이 자주 소개되는 등 국제적인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지금까지 사랑의 쌀을 긴급요청한 나라는 불가리아 인도네시아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수단 스리랑카 등이며 사할린을 위시해 소련에 살고 있는 한인교포들도 모국의 온정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지난해 3월23일 수교한 동구의 불가리아는 지난주 게오르기·미토프 서울 주재 대리대사가 운동본부를 방문,사랑의 쌀을 요청했다.

미토프 대사는 『한국일보를 통해 사랑의 쌀 나누기운동을 1년 동안 지켜봤다』면서 『한국인의 정성이 담긴 사랑의 쌀이 불가리아에 전해진다면 짧은 수교기간에도 불구하고 양국민간 우의가 돈독해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약간의 쌀을 생산해 부식으로 하는 이 나라는 지난해 저수지가 오염돼 쌀을 전혀 생산하지 못했다고 한다.

기독교단의 선교사들이 중심이 돼 선교 현지의 어려운 사정을 전하면서 식량을 긴급원조해줄 것을 호소한 경우도 많다.

특히 에티오피아 수단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1년간 2백30만톤의 구호식량이 오지 않으면 1천만명 이상이 영양실조로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적십자사도 제네바의 국적십자본부로부터 현지에 쌀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받고 사랑의 쌀 운동본부에 협조를 당부했다.

운동본부가 올해 큰 관심을 쏟고 있고 해외구제 대상은 소련교포. 사할린 고려인협회가 사랑의 쌀 소식을 전해듣고 이한빈 실행위원장에게 현지동포의 곤궁함을 알리며 지원을 호소했다.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유럽입양아 선교회에서 일하는 장재영 선교사도 지난달초 모스크바 레닌그라드 알마아타 타슈켄트의 한인 40여 만 명이 글라스노스트 정책의 여파로 쌀공급이 부족해 큰 고생을 겪고 있다며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쌀을 보내 달라는 서한을 보내왔다.

사랑의 쌀 나누기운동은 테레사 수녀에게도 전해져 이 운동에 큰 관심과 애정을 보태주었다. 지난 1월14일 인도의 한 선교단체에 사랑의 쌀 17톤을 전달하러간 운동본부의 이필룡 사무국장(53)은 테레사 수녀가 거처하는 캘거타 교회의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집」을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수백 명이 테레사 수녀의 축복을 받기 위해 길게는 1주일 이상씩 텐트를 치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건강이 좋지 않아 하루에 5명씩만 면담하는 테레사 수녀는 한국의 사랑의 쌀 운동본부에서 왔다는 전갈을 접하고는 즉시 이 국장을 불러 이 운동을 잘 알고 있다며 매우 반가워했다.

테레사 수녀는 『한국은 하느님이 특별히 축복한 곳』이라며 축복을 나누는 한국인들에게 고마워하고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눠주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또 쌀이 절실한 곳을 편지로 알려줄 것도 약속했다.

해외 곳곳에서 지원을 요청받고 있으나 사랑의 쌀 본부는 지난해 성금 26억원을 국내 불우이웃과 북한,해외 5개국에 쌀로 모두 분배했기 때문에 당장 지원을 약속하지 못하고 있다. 2차 운동기간에 더욱 뜨거운 국민들의 성원과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

사랑의 쌀은 민간외교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해 사랑의 쌀 1천톤을 받은 방글라데시의 나시루딘 구호부 차관은 1월 『방글라데시 국민을 대표해 한국인에게 감사한다』며 사랑의 쌀이 잘 나누어졌다는 감사서한을 보내왔다.

나시루딘 차관은 「방글라데시 옵서버」 「더모닝선」등 현지의 8개 언론이 이 운동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기사도 첨부하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필리핀에 사랑의 쌀 5백톤이 전달될 때는 유엔 산하단체인 유엔아동구호기금(UNICEF)이 수송비를 부담하고 유엔본부에 사랑의 쌀 나누기운동에 대해 보고하기도 했다. 당시 현지에서 선교사업과 함께 쌀을 나눠 주고 온 조은제씨(40·춘천 베드로정형외과 원장)는 『6·25전쟁 때 필리핀의 도움을 받았던 한국이 거꾸로 이재민을 위해 쌀을 갖고온 사실에 매우 놀라워하며 감격해 했다』고 전했다.

라는 이름으로 이 운동이 해외에 알려지면서 국제적 구호기관인 「국제기아대책기구」(FH) 「국제예수전도단」(YWAM) 등이 분배과정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사랑의 쌀 나누기운동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민간구호운동으로 발돋움해 도움이 절실한 곳을 찾아 한국민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한기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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