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재무장 봉쇄 소가 관건/「친미」 확대불구 「팔」등 불씨 여전조지·부시 미 대통령의 전투행위 중지선언은 이라크군의 참담한 패배가 이뤄지는 가운데 나왔다.
걸프전은 적어도 전투의 입장에서 보면 지난 1월17일의 미 공중폭격 이후 전투라고 부르기조차 어려울 정도의 다국적군의 일방적 공격행위로 이어져 왔다. 27일 슈와르츠코프 미군사령관이 밝힌 것처럼 걸프전은 「전략가도 장군도 병사도 아닌,오직 무력인일 뿐인」 사담·후세인의 군사적 오산에 의해 지속돼온 참담한 패배의 연속일 뿐이었다. 현대전에서는 레이더가 가장 중요하다.
개전일인 17일 첫날에 이라크는 방공레이더 시스템은 거의 완전히 파괴돼 버렸으며 따라서 이라크공군은 그날부터 맹인비행을 해야만 했다. 공군력 없는 사막의 탱크부대들은 참호 속에 들어가 웅크린 채 끝없는 폭격세례를 받아야만 했다.
미군은 한 달 이상을 24시간 연속 폭격을 했다.
지난 24일 미군 다국적군들이 이라크국경을 넘어 지상전을 개시했을 때는 이라크군들은 이미 기진맥진 상태에 있었다. 다국적군은 퇴로까지 막으면서 퇴각하는 이라크군을 사정없이 폭격했다. 이라크군은 중장비의 전면적 파괴는 물론 사상자도 엄청나게 발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시 대통령의 휴전제의는 적어도 국내외 3개 그룹의 열렬한 환영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첫째는 다국적군 참전 아랍국이 좋아할 것이다.
비록 『강자가 약자를 약탈하면 그 약자를 돕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는 이슬람계율에 힘입어 미국 쪽에 가담하긴 했지만 전쟁이 길어지고 이라크가 철저히 파괴돼 가는 것을 보게 됨에 따라 이들 아랍국들은 초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형제국을 외세를 업어 친다는 오명을 쓸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쿠웨이트가 사실상 해방된 지금 더 이상의 전투진행을 감행한다는 것은 고통일 수밖에 없었다.
둘째는 소련이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보수·개혁 양측으로부터 다같이 압력을 받아온 정치곤경을 벗어나기 위해 걸프전해결 외교에 뛰어들었었다.
고르바초프는 타리크·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을 모스크바에 초청해 애써 만든 이라크군 철군제의가 미국측에 의해 정면거부됐을 때 상당한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충실한 소련의 우방으로 날아온 이라크를 잃을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걸프전 후 이라크의 재무장방지,사담·후세인 퇴진 등의 협상을 위해서는 반드시 소련의 협력이 있어야 한다.
셋째는 전투에 직접 참가하고 있는 군인들과 그 가족들.
아직은 부시 대통령의 정전제의가 어떻게 여물어 갈지 확실치 않다. 기본적으로 이 공격적 전투행위 중지선언은 이라크의 무조건항복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유엔결의안을 전면 수용해야 할 뿐 아니라 쿠웨이트에 끼친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받을 게 틀림없다.
사담·후세인을 그대로 둔 채로는 쉽게 결말이 나게 돼 있지 않다.
그러나 이라크군은 이미 저항력을 상실했으므로 결국 미국안대로 휴전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전후 중동의 새질서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이다. 이 문제는 사담·후세인의 이라크가 무력화됐다고 해서 쉽게 풀릴 전망은 없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베이커 미 국무장관이 내주 중동을 방문,본격적인 전후 평화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걸프전중 이라크 하나를 희생시킨 대신 사우디 이집트 시리아 카타르 등 많은 아랍국을 동맹국으로 끌어들이긴 했으나 이것이 곧 이스라엘과의 관계개선을 한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여전히 팔레스타인문제는 미결상태로 남아 있으며 소련의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엄청난 변수로 남아 있다.
베이커 국무장관은 지난 6일 미 상원 외교위에 나가 중동평화구상으로 지역평화군 설치,지역군비통제,경제재건,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및 아랍국과의 화해 등 4개항을 제시한 바 있다.
쿠웨이트가 이번 전쟁으로 입은 손실은 경제적 부분만도 5백억달러쯤 된다.
사우디 이집트 등도 상당한 군비를 동원했다. 미국은 우선 전후복구문제부터 들어가야 하는데 걸프전비만도 3분의2 이상을 일본 독일 한국 등으로부터 보조받고 있는 입장이어서 이 작업부터가 쉽게 진행될지가 의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휴전제의 발표를 하면서 미국은 중동 새 질서를 위한 상당한 계힉을 이미 짜놓고 있다고 말했는데 걸프전이 단순한 무력행사의 단순시위가 아닌 진지한 중동평화의 새출발이 될지는 미국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워싱턴=정일화 특파원>워싱턴=정일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