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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 이후 경제(사설)

입력
1991.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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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군의 일방적 철수선언으로 걸프전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 압박감을 주어온 걸프전이 단기전으로 매듭지어지게 됨에 따라 지구촌은 장미빛 기대를 갖게 됐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활력을 상실한 것이 분명한 미국 경제의 침체가 언제 회복될 것인가에 관심이 크다. 한국 경제가 양적 팽창과 구조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미,일,Ec(구공시) 등 대선진국 수출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4·4분기에 2·1퍼센트가 감소했다.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소비자 구매의 선행지표인 소비자 신뢰지수도 61로 하락,81년 이래 최저로 떨어졌고 구매관리지수도 41로 82년 이후 최하위였다.지난해 8월 사담·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과 이에 따른 유가폭등,그리고 중동파병과 예비병의 소집 등이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과 지출심리를 감소 또는 위축시킨 것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자동차,주택신축 등 경기주도 품목들이 얼어붙었다. 이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이하의 저가에서 안정되고 또한 파병장병들이 개선하게 되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도 풀려 소비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연방준비은행(FRB)은 경기부양을 유도하기 위해 재할인금리를 낮춰가고 있고 이에 따라 시중 금리도 인하되고 있다. 이 밖에 체인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의 재고가 8년 이래 가장 낮은 것도 경기호전에 큰 요인이 된다. 미 경제계 일부에서는 금융산업의 부실화,민간의 부채증대 등을 이유로 경기호전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신중론들은 미국의 재정적자 증대와 무역적자 개선의 불투명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이 이번 전쟁으로 특별히 재정적자 부담을 추가로 지는 것은 없다. 사우디아라비아(1백35억달러) 쿠웨이트(1백35억달러) 일본(90억달러) 독일(60억5천만달러) 한국(5억5천만달러) 등 5개국으로부터 약 4백26억달러의 전비출연공약을 받아놓고 있다. 이미 상당액이 집행되고 있다. 또한 쿠웨이트의 재건,사우디아라비아의 군비강화,이라크의 전후복구 등 중동특수에서 미국의 몫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것이고 보면 무역적자 개선전망이 오히려 밝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는 걸프전의 조기종전으로 빨리 경기후퇴에서 탈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회는 미국 경제가 올해 0.9퍼센트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일본 경제는 설비투자 등이 전년보다 감소되겠지만 개인소비지출의 강세 등으로 3 내지 4퍼센트의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예측돼 왔다. 독일은 동·서독의 통합으로 소비와 투자의 과열이 오히려 우려되고 있어 고금리정책을 채택하고 있는데 역시 3 내지 4퍼센트 성장은 쉽게 기대되고 있다.

한국도 중동특수에 대한 기대,대선진국 수출환경의 개선,저유가와 원자재 안정에 따른 인플레 진정 예상 등으로 경기가 호전될 것이 확실하다. 일부에서는 저물가,저금리,저환율 등 새로운 3저시대를 떠올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다. 인플레 촉발의 또 다른 요인인 부동산투기,통화량 팽창 등의 억제가 계속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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