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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종합상사들 베트남행 “러시”(해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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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종합상사들 베트남행 “러시”(해외경제)

입력
1991.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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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수입·유전개발에 역점/미쓰비시등 8개사 각축전일본이 베트남의 에너지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미쓰비시 마루베니 이토추 등 일본 유수의 종합상사들은 최근 베트남에 연락사무소를 경쟁적으로 개설,원유수입·원유개발·석유화학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원유수입의 약 70%를 중동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은 걸프전쟁 발발 후 원유도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지리적으로 가깝고 매장량이 풍부한 베트남을 1차 대상국가로 노리고 있는 것.

베트남의 원유매장량은 확실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84억배럴로 추정되는 인도네시아와 거의 맞먹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는 지난 81년 소련과 합작회사로 설립한 베트소석유회사의 바크호유 전 한 군데밖에 없다. 이 유전의 지난해 하루 평균 원유생산량은 6만배럴로 이 중 5만배럴을 대베트남 진출 선두주자인 미쓰비시 등 일본의 3개 종합상사가 수입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이 유전에서 하루 7만배럴로 증산하고 있으며 현재 개발중인 빅베어,드래곤 등 다른 2개 유전에서 오는 93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하게 되면 베트남의 1일 원유생산량은 30만∼40만배럴에 이르게 된다.

베트남에서의 원유생산 확대 가능성이 커지자 그 동안 베트남시장에 냉담했던 마루베니와 이토추상사 등 5개 종합상사들도 신규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선·후발업체간의 치열한 원유수입권 쟁탈전이 예고돼 있지만 사실 일본 종합상사들의 속셈은 새로운 유전개발에 있다. 특히 미국계 메이저인 모빌사가 베트소석유회사의 자본참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 종합상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는데 일본측은 종합상사 외에도 유전탐사 및 시추장비제조회사까지 합세,베트남과 다각적인 상담을 벌이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들은 또 세계은행,아시아개발은행,일본수출입은행 등과 협의,유전개발에 따른 막대한 자금조달계획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들은 또 석유정제 및 비료플랜트 건설도 추진중이다. 이 중 정유시설은 약 1천억엔(5천5백억원) 규모로 이미 현지 법인 설립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료공장은 유전에서 나오는 연간 10억∼15억㎥의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 부문도 거의 성사단계에 이르렀다.

일본 종합상사들이 베트남에서의 석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이 사업 자체의 중요성 외에도 이번 사업의 성패가 향후 대베트남 경협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

더욱이 동구권 변혁과 함께 베트남에도 밀어닥친 시장경제의 물결은 베트남시장에서의 무한한 사업가능성을 예고해주고 있는 데다 조만간 미국의 대베트남 금수조치도 해제될 것으로 전망돼 일본 종합상사들의 베트남행을 재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베트남 정세전문가들은 현재 베트남 진출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8개 종합상사들의 실력차이가 올 연말께는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베트남에서의 사업 성공여부가 앞으로 업계 순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방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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