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군은 정면의 이라크 주력 담당/제2선 공화국수비대 대결서 승패다국적군의 지상공격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 것인가. 또 이라크군의 대응전략은 어떤 것이 될 것인가. 걸프전쟁 발발 직후 미국의 군사학자 트레버·N·두파이 예비역 대령은 의회청문회에서 걸프전쟁에 있어 미국의 전략적 선택은 ▲대규모 공습을 통해 이라크의 항복을 유도하는 일 ▲전선 정면돌파 방식 ▲상륙작전과 전선 우회 기습공격을 병행한 입체전 방식 등으로 나눌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규모 공습을 통해 이라크군의 항복을 유도한다는 다국적군의 1단계 전략은 실패로 끝났고 걸프전쟁의 승패여부는 이제 지상전으로 판가름나게 된 상황이다.
두파이 예비역 대령은 미군 사령관들이 전선 정면돌파 전략을 기피하고 싶어하지만 불가피하게 이를 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즉 이라크군이 개전 이후 줄기차게 계속된 대규모 공습으로 전의를 상실했거나 이라크군이 서부전선 깊숙이까지 전선을 확대시켜 전선 우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경우에는 사상자가 다수 발생할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전선 정면돌파작전을 취할 것이라는 것이다.
전전선 정면돌파작전은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될 것이라고 두파이 예비역 대령은 예상하고 있다. 1단계로 이라크 전선의 취약부분에 대해 융단폭격을 감행하고 2단계로 포사격을 퍼부으며 3단계로 이라크 전선 후방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면서 지상군의 진격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이라크 전선 취약부분에 대한 산발적 집중공격이 있을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그러나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우회공격과 상륙작전을 병행한 입체작전이다.
두파이 예비역 대령에 의하면 사우디 등 아랍국의 군대가 전선의 중앙을 담당,전선에 배치된 이라크군 주력을 붙잡아두고 미 영 등 다국적군의 주력부대는 전선을 우회,이라크군의 후방을 친다는 것이다.
또한 동부 쪽에서 미 해병이 상륙작전을 벌이고 영 제1기갑사단이 쿠웨이트시 진공작전을 폄으로써 전선 후방의 이라크군 전력을 분산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대항하는 이라크의 전략은 어떤 것이 될까. 이라크의 방어전략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이라크군의 배치상황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이라크군은 사우디·쿠웨이트 국경선과 쿠웨이트 해안선을 잇는 지역에 이중의 방어선을 구축했다.
이같은 방어선은 마치 예각을 낀 삼각형의 두 변과 같은 형태로 삼각형의 나머지 한 변에 해당되는 지역에는 후방지원부대가 포진해 있다. 후방 지원부대 배후에는 또 이라크의 최정예를 자랑하는 공화국수비대가 후방의 제2선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이라크의 전략은 다국적군의 공격으로 최전선이 와해될 경우 1차로 후방지원부대를 동원하고 2차로는 공화국수비대를 내세워 다국적군의 전진을 막겠다는 것으로 추리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볼 때 걸프전의 승패는 다국적군 주력과 이라크의 최정예부대인 공화국수비대간의 대결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지난달 17일 이후 다국적군은 공화국수비대를 고립시킨다는 데에 공습목표의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다국적군은 공화국수비대가 주둔한 바스라항에 대한 맹폭을 감행함과 아울러 전선부대와 공화국수비대간의 도로망과 통신망을 파괴하는 데 주력하였다. 이에 대응하는 이라크의 전략은 다국적군의 양면 공격가능성을 사전 봉쇄함으로써 유사시 전력을 집중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라크가 쿠웨이트 해안에 대량의 원유를 방류한 목적 중에는 다국적군의 상륙작전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계산이 담겨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유동희 기자>유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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