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까지 「문책」 파급에 더 술렁/민자/“우리만이 돌 던질 수 있다” 항의농성등 계획/민주/강경론 속 조심… 발언도 적어/평민○…정당개편을 시작으로 수서사건의 정치적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민자당은 18일 상오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을 비롯,정순덕 사무총장 김윤환 원내총무 등 핵심당직자들이 청와대를 다녀온 뒤 잇단 구수회의를 갖는 등 술렁이는 분위기.
김 대표를 상오 11시10분께 당사로 돌아와 곧바로 박태준 최고위원과 단독 밀담을 나눈 데 이어 정 총장 김 총무 최각규 정책의장 김동영 정무1장관을 불러들여 청와대 회동내용을 설명.
김 대표는 만난 이들은 그러나 모두 함구로 일관한 채 박희태 대변인이 『오늘 하오 5시 긴급당무회의가 소집될 것』이라고 발표,당무위원 전원사퇴 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하오 들어 『지방에 내려간 당무위원들이 많아 소집이 어렵다』고 이를 취소하는 등 엎치락뒤치락. 지난주 『당직개편은 없다』고 했던 김 대표는 이날 편치 않은 인상이었는데,당내에는 검찰수사가 당 및 정치권에 치중됐다는 불만이 이는 가운데서도 3역교체 등의 책임론도 엄연한 현실이어서 이래저래 뒤숭숭.
이에 앞서 김 대표가 청와대에 간 사이 박태준 최고위원은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수사 발표에 대해 『착잡하다. 이 말을 잘 해석해 보라』고 뼈 담긴 여운.
정 총장은 청와대를 다녀온 뒤 『우리 당엔 능력있는 분이 많으니 새 인물을 중심으로 화합과 당내 민주화를 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사실상의 고별사를 했고 김 총무는 『국회운영위원장 재임기간중 의원들이 8명이나 구속되는 상황에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언급.
김 총무는 그러나 이날 하오 3시께 모처와 전화통화를 한 후 측근들에게 『당직개편이 없을 것 같다』는 말로 자신의 유임을 시사했으나 이 때문에 한때 혼선. 이어 당내에서는 『청와대 회동에서 김 대표가 당직개편의 소극적 입장개진과 함께 인선난에 대해 집중 거론했다』는 후문이 꼬리를 잇는 등 개편폭을 싸고도 계속 어수선한 분위기.
○…평민당은 국회에서 총재단,의원,당무위원,당지도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검찰의 수서수사결과가 「축소 은폐수사」라는 데 일단 당론을 집약.
평민당은 이에 따라 사법처리의 종결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재수사와 대국민 사과를 재차 노태우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등 정치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모습.
평민당은 그러나 향후 대처방향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의 처리를 지켜보며 대책을 강구하겠다」고만 언급,정면대결로 나오리라는 예상과 달리 예의 조심스런 자세.
이에 대해 당주변에서는 『검찰의 수사결과로 이미 모두 드러났는데 더 지켜볼 것이 있느냐』면서 『이는 수서사건의 한 당사자로서 갖는 운신의 한계를 나타내준 것』이라는 해석도.
이에 비해 김대중 총재의 보좌진 등 측근들은 김 총재의 여권에 대한 분노가 「유례없는 수준」임을 강조하면서 『틀림없이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임을 확언해 김 총재의 「비장의 카드」에 관심.
이 같은 당내 기류를 반영 하듯 이날의 회의는 김 총재가 일전불사의 격앙된 모습을 보인 데 비해 발언자는 1백여 참석자 중 4명에 불과했고 회의시간도 1시간20여 분에 그치는 등 가라앉은 분위기를 나타내 대조.
김 총재는 인사말에서 먼저 국민과 당원들에게 최근의 사태에 대해 사과한 뒤 『요즈음 착잡하고 비통한 심정과 함께 「왜 우리 당에 자꾸 어려운 일이 겹치는지」하는 한탄도 한다』고 심경을 토로.
김 총재는 또 『그러나 노태우 정권의 정치 이전의 부도덕성에 더 분노한다』면서 「천인공노」 「국민우롱」 「파렴치」 「주범」 등의 용어를 써가며 검찰수사를 강하게 비난.
이어 비공개토론에서 이찬구 의원은 『이번 사건은 지자제선거에서 야당의 우세를 막기 위한 여권의 음모』라고 규정한 뒤 대규모 군중집회와 조기총선을 주장.
회의는 조찬형 의원 등 3명의 발언을 더 듣고 앞서의 총재단회의 결정을 결의문으로 채택한 뒤 종료.
○…민주당은 확대간부회의와 총재단회의를 잇따라 열고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수서사건의 「출발점」으로 삼기로 하고 노태우 대통령에 대한 공개질의서 발송,중앙당사 항의농성,군중집회개최 등을 결정하며 전의를 가다듬는 모습.
회의에서 이기택 총재는 『이번 사건에 대해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민주당뿐』이라며 『옥석을 가린다는 차원에서 당운을 걸자』고 독전의 모습.
김정길 총무는 『내일 평민당 총무를 만나 야당만이라도 국정조사권발동과 특별검사제도입을 위한 임시국회소집을 요구할 것』이라며 『일단 검찰수사 발표에 항의하는 의미로 내일 하루 중앙당사에서 전 당직자와 지구당위원장 등이 철야농성키로 했다』고 발표.<조재용·신효섭 기자>조재용·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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