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실과 달라” 부인/“정 회장,얘기한 적 없다 진술”/최 중수부장 기자회견/이 의원 5억3천만원 받아… 1억 행방 추적검찰은 16일 하오 구속된 평민당 이원배 의원이 「양심선언」에서 주장한 청와대 및 정부각료들의 수서민원 관련설이 새로운 파문을 일으키자 최명부 중수부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 의원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또 이 의원이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으로부터 받은 뇌물총액은 당초 알려진 4억3천만원이 아니라 당비 2억원을 포함,모두 5억3천만원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나머지 1억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의하면 이 의원은 지난해 8월 중순부터 3차례에 2억3천만원을 받은 뒤 지난해 12월15일 정 회장에게 당비 명목으로 2억원을 요구하면서 심부름값으로 1억원을 별도로 요구,1억원은 자신이 갖고 나머지 2억원은 권노갑 의원을 통해 당비로 냈다는 것.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한 주장이 엇갈림에 따라 17일 이 의원과 정 회장을 대질신문키로 하고 이 의원이 당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당비헌납을 요구했는지 여부도 가리기로 했다.
최 중수부장은 『구속된 의원들과의 대질신문을 위해 검찰청사에 대기중인 정 회장은 말레이시아로 출국하기 1주일 전인 1월21일께 「이 의원의 요청으로 서린호텔에서 만난 것은 사실이나 청와대 관련설을 얘기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이 의원이 검찰조사 과정에서 지난 12일 양심선언서를 작성해 이를 김대중 총재에게 맡겼다면서 그 내용을 말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권 의원이 지난 3일 2억원을 이 의원에게 돌려주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 의원이 지난 3일 한보그룹의 한근수 전무를 찾아가 돈을 돌려주겠다고 말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으나 결국 반환하지 못했고 돌려주려 한 돈이 당비였는지 자신이 받은 돈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중 3차례 쪽지 전달/정 회장·기자면담 갑자기 취소
○…정구영 검찰총장은 이원배 의원의 양심선언이 보도되자 하오 8시20분께 최명부 대검 중수부장실에 들러 10여 분 간 밀담을 나누고 각 언론사에 연락,검찰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도록 지시. 최 중수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의 양심선언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한 뒤 『아마 이 의원이 신문보도를 토대로 꾸며낸 이야기일 것』이라고 일축.
다른 검찰관계자도 『이 의원은 수사 도중 자살을 하려고 농약을 사러 다녔다는 말도 했다』며 『상당히 불안한 심리상태에서 만들어낸 이야기일 것』이라고 해석.
○…10여 분 간 계속된 기자회견 도중엔 정 총장이 최 중수부장에게 보낸 듯한 쪽지가 세 차례나 전달돼 눈길.
최 중수부장은 기자들이 『정 회장이 이 의원의 양심선언을 부인했다는 진술을 어떻게 증명하겠느냐』고 묻자,첫 번째 쪽지를 본 뒤 『그러면 기자들 중 대표로 2명만 직접 정 회장을 만나 보라』고 했다가 세 번째 쪽지를 받아본 뒤에는 『기자들이 정 회장을 만나면 몇 가지 의혹은 당장 풀릴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책임질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고 수사관례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취소.
○…검찰은 1월21일께 서린호텔에서 이 의원과 정 회장이 만났을 때 이들 사이에 가벼운 입씨름도 오갔다고 소개. 이 의원이 『당신이 준 돈 때문에 평민당이 골치아프게 됐다』고 말한 데 대해 정 회장은 『당신들이(수서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돈을 받아갔으니 내부에서 입을 닫고 있으면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고 대답했다는 것.
◎경실련,축소수사 비난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경실련)은 16일 수서 특혜공급수사와 관련,『검찰이 청와대와 정당의 고위층이 관련돼 있다는 상당한 근거가 있는 데도 이들을 수사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등 축소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검찰이 수서 특혜공급과정에서 이례적으로 부총리가 주재한 당정회의까지 연점과 민자당 김운환 의원의 청와대 개입발언 등의 의혹은 밝히지 않은 채 수사를 종결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제2의 수서사태를 막기 위해 금융실명제 즉각 실시,정치자금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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