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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조합 간사 첫 구속/고진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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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조합 간사 첫 구속/고진석씨

입력
1991.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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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인력동원」­한보 「매수」 합작/한보 정 회장에 2억받고/2년7개월간 「집단민원」지난 7일 수서지구택지 특혜공급사건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7일 만인 13일 처음으로 26개 연합주택조합 간사 고진석씨(38·농협인력개발부 서기)를 배임수재혐의로 구속하고 한보 정태수 회장이 뇌물로비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특혜공급 결정과정에서 진행된 로비의 실체 일부가 드러나고 있다.

검찰에 의하면 이 사건은 한보측의 사주를 받은 연합조합측의 인력동원을 통한 집단민원과 금품살포를 통한 한보측의 매수작업이라는 양면작전으로 특혜공급 결정을 얻어내기까지 2년7개월간 로비가 진행돼 왔다.

그러나 한보측과 연합조합측의 공모만으로 정계·관계에 집중된 대규모 로비가 가능했겠는가 하는 점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안 풀린 실정이다.

검찰수사를 통해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이 사건은 한보의 정태수 회장(68)이 고씨에게 집단민원을 유발토록 하기 위해 2억원을 주면서 시작됐다.

검찰에 의하면 고씨는 88년 6월말 ▲아파트 평당 분양가를 시세보다 높게 책정토록 해주고 ▲택지개발에 장애요인이 되는 구역토지내의 군용 시설을 묵인한 채 계약하며 ▲집단민원을 제기하는 등의 조건으로 정 회장으로부터 3차례에 2억원을 받았다.

검찰에 의하면 정 회장은 자신이 매입한 수서지구 땅 5만여 평이 89년 3월21일 공용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돼 공급받기가 사실상 어렵게 되자 집단민원과 로비를 통해 지구지정을 풀기로 하고 고씨를 포섭했다.

정 회장은 인적 구성이 방대하고 전국지점망을 갖춘 농협을 끌어들임으로써 조합원들을 동원한 집단민원을 벌이기로 했다는 것.

고씨는 정 회장에게 매수된 이후 88년 6월22일 불과 10명으로 설립인가받은 농협주택조합의 조합원을 늘리기로 하고 지구지정 4개월 후인 89년 7월10일까지 무려 1천1백89명의 농협 직원을 추가로 등록시켰다.

고씨는 이 과정에서 서울시내에 있는 거의 모든 지점과 인천·부천 등지의 지점까지 끌어들였으며 가입조합원들에게 『32평형 아파트를 5천62만원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은 부동산 매입과 증권투자 등에 쓴 것으로 밝혀졌다.

고씨는 또 26개 주택조합장을 동원,89년말부터 조직적으로 진정서 제출 등 본격적 집단민원을 조성하기 시작,같은 해 10월 서울시에 몰려가 특혜공급을 요구한 데 이어 12월 청와대에 생존권 보호를 주장하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고씨는 90년 2월 장병조 전 청와대비서관이 앞장서 작성,서울시에 「집단민원의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적극 검토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자 이 공문의 사본을 서울시내 각 복덕방에 유출시켜 특혜공급을 기정사실화하려 했는데 이 바람에 수서지역의 땅값이 갑자기 2배로 껑충 뛰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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