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값 70%나 올라 파산사태/테러위험까지 겹쳐 승객 격감미국 항공업계가 걸프전쟁의 난기류로 몹시 흔들리고 있다.
그 동안 항공업계간의 과당경쟁과 노사분규 등 잇단 경영악재에 시달려온 데다 최근에는 걸프전쟁까지 터져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전쟁 여파로 승객이 주는 등 불황의 징후가 뚜렷해진 반면 항공기 연료값은 수직상승했으며 테러위협으로 항공기 기피증까지 번지고 있다.
미국의 주요 항공사 가운데 이스턴항공은 경영압박을 견디다 못해 이미 「공중분해」됐고 팬암과 콘티넨탈은 연방법원에 파산을 신청,도산을 가까스로 막은 상태다.
또한 경영상태가 비교적 좋았던 TWA 등도 일부 노선을 매각하거나 취소,적자폭을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6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항공사인 이스턴항공이 지난달부터 일체의 운행을 중단하고 해체수속에 들어가면서 업계에 큰 파문을 던졌다. 이스턴은 노사분규에 의한 경영압박을 이기지 못해 지난 89년 3월부터 연방파산법에 따른 구조조치를 신청하고 회사재건에 나섰으나 이번에 걸프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영영 추락해버렸다.
한편 미국 항공업계의 얼굴격인 팬암과 콘티넨탈도 지난해말 파산을 신청,스스로 불시착할 준비를 해왔다.
팬암의 토머스 회장은 파산신청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신청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지만 항공업계는 회사재건에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같이 미국항공업계가 시련을 겪고 있는 직접적인 이유는 연료값의 폭등 때문. 연료값은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과 함께 급상승세를 타 지난해 10∼12월중 이미 전년동기에 비해 70% 가량 올랐다.
이 밖에 지난 78년 항공산업규제법안이 폐지되면서 항공사의 인수·합병 및 시설확장붐이 불어 최근 몇 년간 과잉투자·과잉경쟁 양상으로 발전,경영수지가 크게 악화되어 왔다.
한편 형편이 나은 항공사들은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회사의 항공노선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80년대 중반 팬암으로부터 태평양노선을 매수해 일약 강자로 등장한 유나이티드는 이 기회에 대서양노선도 사들일 계획이며 아메리칸은 TWA나 콘티넨탈에서 해외노선을 매수하려고 벼르고 있다.
걸프전쟁 때문에 항공업계 전체가 좌초되는 최악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더라도 세계항공업계 구도가 바뀔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미국내의 약육강식 외에도 콘티넨탈이 스칸디나비아항공(SAS)에 자금원조를 요청하는 등 국제적 합종연형이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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