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환의원 청와대 전화설 발언계기/“민주계 정국주도” 의혹눈길에/“표 의식한 우발적 행동” 분석도/「집단적 움직임」 YS와 교감여부 정가촉각수서지구 택지 특혜공급사건과 관련,김운환 의원(민자·민주계)의 발언을 계기로 민자당내 각 계파가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집권 여당으로서 청와대 개입설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당연히 한목소리를 내야할텐데 사건에 대한 진단에서부터 수습책에 이르기까지 다소간 편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뿌리 깊은 계파간 갈등의 연장선상에서 빚어지고 있는지,나아가 향후의 정국 전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지 속단할 수는 없으나 국회와 민자당 주변에서는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계는 김 의원의 발언으로 인해 당내에서 집중시선을 받고 있다. 국회건설위 소속의 김 의원이 지난 6일 일부 언론사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전화설」을 주장하면서 민주계의 입장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는 게 민정·공화계 인사들의 조심스러운 분석이다.
지난 1일 건설위에서 처음으로 수서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 김 의원은 6일 『내가 이 문제를 따지려 하자 오용운 위원장이 은밀히 불러 김종인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전화로 부탁해 온 사실을 알려주며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문제제기 후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더 이상 확대시키지 말아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이날 낮 민주계의 김봉조·강삼재·최기선 의원 등과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해 적극 대응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그러나 이날 하오 갑자기 태도를 바꿔 자신의 말을 부인하는 해명서를 배포한 데 이어 건설위에서는 같은 요지의 신상발언을 함으로써 김 의원의 행태에 대한 정가의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김 의원은 때마침 서울을 벗어나 있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으로부터 카폰전화로 호된 질책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불구,정가에서는 김 의원이 평소 보여준 폭로성 기질 등으로 미루어 그의 발언을 사실에 가까운 내용으로 받아들이는 한편,그렇다면 발설부인의 배경이 무엇이냐는 데 관심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가관측통들은 일단 김 의원이 김 대표를 포함한 당 안팎의 압력이 가중되자 이를 거두어들이는 자세를 취한 것으로 파악하면서도 김 의원의 발언이 이번 사건을 보는,혹은 다루어가는 민주계의 시각이 불거져 나온 것만은 틀림없다는 분석을 곁들이고 있는 실정.
○…이 같은 분석은 민정·공화계측으로부터 의구심으로 제기되는 양상. 이는 김 의원이 야당 출신의 민주계 소속이긴 하지만 청와대의 깊숙한 핵심을 건드리는 행태가 여당 의원으로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데서 우선 출발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이 민정·공화계,청와대 및 평민당이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 있어 정치권의 각 정파 중 민주계만이 상대적으로 발을 덜 들여놓은 양상이기 때문에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민자당출범 이후 제정파들이 끊임없이 경쟁 내지 알력관계를 거듭해온 사정이 이 같은 개연성을 일단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이번 사건에 정치권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대되기 시작한 지난 3일부터 사태에서 예사롭지 않은 기미를 감지한 게 사실.
특히 지난 3일 서울시로 이첩된 청와대의 민원서류와 서울시에 보낸 김대중 평민 총재의 공문이 언론에 흘러나온 경위 및 출처를 놓고 구구한 추측들이 만발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 같은 희미한 추측들은 그간 수서문제를 다룬 국회의 행정 재무 건설위 등 상임위 활동에서 민정·공화계 의원들이 택지공급 결정의 적법성 여부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인 데 비해,민주계 의원들이 외부압력이 개재된 정치권의 합작품임을 강조하려는 인상이어서 점차 개연성을 더해 가는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김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초기의 근심스럽던 시선들이 심증의 무게를 더하게 된 양상인 것.
민정·공화계 의원들은 김 의원을 두고 『과연 당을 같이해야 하는 사람이냐』고 역정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면서 민주계를 향해 곱지 않은 눈길을 노골적으로 보내기 시작했는데,일부에서는 민주계 소장 의원들이 뭔가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진단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민주계 의원들의 「집단적」 움직임이 김 대표와의 사전 교감 아래 「의도」가 실려 진행되고 있느냐가 정가의 관심사.
실제로 일부에서는 결집력이 유별나게 강한 민주계가 김 대표와 어떤 형태로든 조율작업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성급한 관측들도 없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김대표 측근들은 김 의원에 대한 질책사실·노태우 대통령과의 관계·현재의 위상 등을 들어 한사코 부인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아직도 야당체질을 완전히 벗어버리지 못한 민주계 의원들이 표를 의식,관성적이지만 우발적으로 행동했다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의원뇌물외유사건과 이번 사건을 연결시켜 두 사건에서 비교적 「무풍지대」에 남아 있던 민주계가 향후의 정국구도를 내다보며 민정계와 평민당을동시에 겨냥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조재용 기자>조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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