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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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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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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외유는 의원들의 해외여행 관행이고 수서택지 특혜의혹은 재벌의 로비에 청와대,서울시,집권여당,「선명」 야당이 사이좋게 손잡고 발맞추어가며 만들어낸 합작품…. 어느 것 하나 합의를 보는 일 없이 의정단상서 허구헌날 입씨름과 몸싸움을 일삼던 여야가 구린내 물신 풍기는 이권에는 어쩌면 이렇게 배짱이 맞아떨어질 수 있을까. ◆여나 야나 입법부나 행정부나 할것없이 정치권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고 주가가 바닥시세다. 이래 가지고 어떻게 정치를 하겠느냐는 한탄뿐이다. 뇌물외유가 터지자 국회는 이번 임시국회 회기중에 의원윤리강령을 제정하고 윤리위를 상설기구로 만들어 자정노력을 펼치겠다고 서둘러대더니 5개항의 의원윤리강령만 간신히 채택한 채 용두사미로 얼버무리는 모양이다. ◆의원윤리강령이나 그 실천규범은 한번 제정되면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정치인이 지켜야 할 도덕률과 윤리기준으로 두고 두고 남을 것이므로 무작정 서둘러대기보다는 외국사례도 알아보고 이런저런 연관사항도 짚어보며 기초단계부터 차근 차근이 챙기고 다져야만 후환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심각하게 따지고 저울질할 것 없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음으로써 혼탁한 정치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는 것도 많다. ◆국회의원들이 가장 먼저 실천에 옮길 일은 요란하게 번쩍이는 금배지를 가슴에서 떼는 일이다. 금은 동서를 막론하고 부귀영화의 상징이어서 봉건시대의 지배계급은 금붙이를 아주 좋아했지만 요즈음 같은 민주화의 시대에 국민의 공복임을 자처하는 국회의원들이 아직도 금배지로 지체 높은 지위와 신분을 과시하는 것은 난세스 중의 난세스다.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외국의 국회의원들이 금배지를 달고 폼을 잡는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는데 우리 사회에서만은 국회의원과 금배지가 동의어로 통용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금배지라도 달아야 제구실을 할 정도로 자신이 없어서인가,아니면 그토록 재물을 탐하여서인가. 의원윤리강령도 좋지만 번쩍이는 금배지부터 떼고 겸허한 새 출발의 자세를 보여야만 정치권은 국민의 신뢰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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