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 후 사회활동 늘어/시내 쇼핑·파티 참석등에 적극적/“자유분방” 참전한 미녀군들 영향/“코란에 성 차별 구절 없다” 시위까지걸프전으로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중동에서 가장 보수적인 회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사회에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정내의 역할만을 출실히 수행해온 사우디 여성들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터부시된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개방과 자유를 향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요즘 홍해 해변에서는 사우디 여성들이 바람을 쐬러 나와 머리에서 발끝까지 검은 천으로 감싼 채 양산을 받쳐들고 걷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시내쇼핑을 하고 파티에 참석하는 일도 부쩍 늘고 있다. 종전엔 사회활동에 남녀가 같이 일하거나 호텔카운터에서 종사하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다.
회교성전인 코란을 읽을 줄 아는 교육받은 여성들이 남성위주사회의 모순을 인식,『코란에도 여성에게 성차별을 하라는 구절이 없다』며 지난해 11월초 처음으로 항의시위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개방무드는 사우디에 파견된 미 여군에 의해 파급되는 한 문화적 충격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미 여군이 사우디에 모습을 나타냈을 때 사우디 여성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른 화제는 어깨에 총을 메고 트럭을 운전하며 남자군인에게 명령을 내리는 생소한 모습에 관한 것이었다.
밤에 짧은 옷을 입고 쇼핑하는 등 여군들의 자유분방한 행동이 사우디 여성들이 갖고 있던 인식의 틀을 깨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의 회교성직자 집단인 「울레마」들은 사우디 여상사회의 변화를 거부하면서 전통과 가부장제의 수호자임을 자처,진보적인 여성들을 「신성한 땅에 부패를 심는 타락한 집단」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사우디 여성에게도 분명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으나 변화의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아직 첨예한 의견대립이 노출되고 있다.<조상욱 기자>조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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