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지역경제과」 신설등 의욕적/「상명하복」체질 개선시급/후보 대부분 “친여”… 민자 공천 치열/UR·추곡수매 불만 농민들 “변수”70년대 개발수혜지역에서 80년대 개발제외지역으로 내몰렸다고 믿고 있는 경북도는 이번 지자제 실시를 계기로 중단된 지역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으리라는 부푼 기대에 차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 1월 지방행정 사무관을 단장으로 실무요원 7명으로 「지방자치 준비기획단」을 발족시켜 이들을 일본과 자유중국 등에 보내 지자제의 효율적인 시행과 조기정착을 위한 정지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도가 지난해 지하 1층과 지상 3층의 구공무원연수원(연건평 9백68평)을 사업비 5억5천6백만원을 들여 새로 단장한 도의회청사는 1백평 규모의 대회의실을 비롯,의회활동에 충분한 사무실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내 34개 시·군도 지난해 모두 건물을 신축하거나 기존건물을 개수 또는 증축해 의회사무실을 확보했다.
도는 이와 함께 각종 법령정비작업도 벌여 지금까지 조례와 규칙 9백47건을 제정 또는 개정했으며 92건은 폐지했다.
도는 앞으로 조직운영 5건 관계법규 7건 의사 18건 인사 17건 등 지방의회구성 및 운영과 관련된 조례·규칙 82건에 대해서는 정비작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도는 1백36개의 각종 위원회를 97개로 통폐합하는 한편 도업무 9백57건을 시·군으로 위임했다.
도는 8개군에 도시과 및 지적과를 신설하고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18개군에 지역경제과를 설치했으며 6개시에는 기획감사실을 설치하는 등 지자제에 대비한 조직의 손질을 끝마친 상태다.
이 밖에 대구시와 함께 1월 한 달 동안을 주민등록 일제 정비기간으로 정해 주민등록정비에 나서는 등 3월 하순께로 예상되는 지방의회선거 채비도 갖춰가고 있다.
여느 시·도와 마찬가지로 경북도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재정자립도의 문제다.
경북도의 금년도 예산은 특별회계 부분의 대폭증액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41.2%가 증가한 2조68억4천5백만원으로 확정됐으나 재정자립도는 37.2%로 전국의 하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34개 시·군의 경우도 지난해 39%에서 37%로 오히려 뒷걸음쳐 지자제 실시를 앞둔 재정확충방안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영일군 등 9개 군은 재정자립도가 16∼20%에 그치고 있어 이러한 여건 속에서 과연 지자제가 정착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지적도 없지 않다.
재정자립도 문제 못지 않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공무원의 체질개선.
30년 동안 상명하복의 피동적인 업무자세가 체질화된 일선공무원들을 고도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지자제하의 공무원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지방의회선거가 눈앞에 다가온 현시점에서까지 이들 가운데는 『지자제가 과연 정말 실시되는가』라는 의문을 버리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87명의 의원을 뽑는 경북도 의회선거는 지난 연말연시를 통해 출마희망자들이 연하장 및 인사장 등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다소간 타락조짐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정부 여당의 사전선거운동에 대한 강력한 단속의지와 사회민간단체들의 공명선거 캠페인 및 감시활동으로 주춤한 상태다.
특히 이 지역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민간단체들의 공명선거캠페인이 점차 그 세를 넓혀가고 있어 주목된다.
예컨대 군위읍에서는 33명의 이장들 모임인 「상록회」에서 이달 중순부터 공명선거 캠페인에 나선다.
이 밖에 「봉화군 발전협의회」 「영천지역공명선거 실천운동본부」 등 자발적인 주민자치단체 등도 타락선거추방과 공명선거캠페인에 열성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타락조짐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척결의지,이와 함께 주민 스스로의 자정노력이 어우러지자 과열 탈법분위기는 음성화되게 마련.
일부 지역에서는 마을다방이나 부동산소개소 등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을 중심으로 은밀하게 음식을 접대하는 등 변칙선거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출마희망자의 이름이 새겨진 라이터나 수건 등은 법망에 걸릴 수 있는 물증을 남기기 때문이다.
현재 도의원 출마의사를 표명하고 뛰고 있는 후보자들 대부분은 민자당 지구당 간부이거나 자유총연맹,새마을운동 관련단체 간부 등 친여권 인사들이다.
「민자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분위기 때문에 어느 지역보다 민자당 공천 경쟁이 뜨겁다.
대구와는 달리 경북은 국회의원 21개 지역구(전원 민자당 소속) 가운데 2명의 위원장이 민주계인데다 공화계도 2명이나 돼 이들 지역구 등에서 공천을 둘러싼 계파간의 갈등 등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구당 부위원장 사무국장 의원보좌관 등이 공천을 싸고 경합,조직의 이완현상이 불가피한 실정인데 『조직의 이완·마찰없이 여하히 잘 교통정리를 하느냐』가 이들 위원장(국회의원)에게 맡겨진 사명이다.
공천이 어느 쪽으로 결말이 나든 간에 일부 지역에서는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는 게 현지의 분위기다. 자칫하면 어제까지도 한솥밥을 먹었던 「평생동지」간의 대결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평민·민주·민중당 등 야권에서는 가급적 전지구에서 후보를 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으나 공천할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 제1야당의 세를 구축하고 있는 민주당은 87개 지구에 후보자를 전원 공천,민자당의 독주를 막는다는 방침으로 유능한 영농후계자나 민자당 공천에서 탈락한 유능한 민주계 인사들을 영입키로 하는 한편 과감한 「물갈이」 차원에서 참신한 젊은 정치지망생들을 대거 공천할 계획이다.
민주당의 경우 지난 3일 임시전당대회를 통해 이기택 전 총재의 롤백과 함께 재야에서 반김대중 세력으로 간주돼 왔던 이부영·고영구씨 등 민주연합 인사들을 대거 영입,당체제를 정비함으로써 의외의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몇 개의 지역에 과연 공천후보자를 낼 수 있을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평민당도 지난 19일 대구·경북도 지부를 결성하면서 본격적인 선거채비에 돌입했다.
그러나 평민당의 착지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문제이긴 하나 대체로 비관적인 형국이란 게 현장의 분위기이다.
대체적으로 민자당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체제정비를 완료한 민주당이 선전여하에 따라서는 상당한 의석을 잠식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으로는 일부에서의 반민자 기류,UR협상과 추곡수매 등을 둘러싸고 생겨난 농민들의 불만이 의외의 변수로 작용하리라는 지적도 만만찮다.<대구=유명상 기자>대구=유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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