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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 첨단무기 “카터 작품”(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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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 첨단무기 “카터 작품”(세계의 창)

입력
1991.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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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속 토마호크·스텔스기 개발/대 이라크 전투서 맹위… 진가 발휘/“무능대통령” 혹독평 재평가 활발걸프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토마호크,스텔스전폭기 등 미국의 첨단무기의 대부분이 카터 행정부 때 계획된 것이라는 사실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지미·카터 전 대통령은 임기말년 연달아 터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란의 친미 팔레비왕정 붕괴와 인질구출작전 참사 등 국방정책의 실패로 국가위기 관리능력면에서 역대 미 대통령 중 최하위 평가를 받았기 때문.

물론 개발에서 생산배치까지 통상 15∼20년의 주기를 잡고 있는 미 무기개발계획의 특성상 한 행정부에 그 공을 모두 돌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카터 행정부내 안보문제 입안자인 해럴드·브라운 전 국방장관은 『걸프전의 상황을 지켜보며 개인적 만족을 상당히 갖게 된다』고 말한다.

그만큼 이번 전쟁에서 동원되고 있는 첨단무기체계의 거의 모든 골격이 그 당시에 이미 계획·입안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흔히 「강력한 미국」을 상징하는 대통령으로 이번 전쟁수행에 있어 최고의 공로자로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들먹여지는 데 대해 브라운 전 장관은 『도대체 스타워즈(SDI)나 B1폭격기가 걸프전에서 쓰여지고 있는가』라고 반문한다.

바로 이 B1폭격기를 대체한 것이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이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77년 B1폭격기개발계획을 완전 백지화하고 그 예산을 무인유도조정의 순항미사일 등 하이테크무기 개발로 방향을 돌렸다. B52폭격기를 대체해 미국의 새로운 전략폭격기로써의 B1개발계획은 엄청난 개발비용과 고용창출 등 부가효과로 관련업계뿐 아니라 이들과 이해를 같이하는 의회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었던만큼 이 계획의 백지화는 카터로서는 정치생명을 건 도박이었다.

카터의 해명은 간단했다. 전쟁에서 인명손실을 극소화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전쟁에서 첫 실전사용된 토마호크미사일들이 한 명의 인명손실도 없이 이라크심장부내의 목표물에 대해 98%의 명중률을 자랑하는 동안 레이건에 의해 재등장한 B1폭격기들은 격납고에서 썩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전폭기」로 진가를 높인 스텔스기도 카터 행정부 때 선보였다. 카터 대통령의 재선운동 때 세만회를 위해 브라운 장관은 「적이 발견했을 때는 이미 늦은」 스텔스기술을 개발했다고 전격발표했으나 당시 모두들 무관심하거나 비웃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금 토마호크미사일과 스텔스기가 미국의 차세대병기의 주축이 될 것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카터의 「선경지명」은 비단 무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80년 연두교서에서 카터는 『걸프지역의 통제권 장악을 위한 외부세력의 여하한 기도는 바로 미국의 핵심적 이익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군사력을 포함한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물리치겠다』며 걸프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카터독트린」에 의해 창안된 개념이 이번 「사막폭풍작전」을 수행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전술모체가 된 신속배치군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신속배치군에 의한 미국의 재빠른 개입이 없었다면 쿠웨이트를 점령한 이라크군이 사우디마저 장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 걸프사태의 양상은 전혀 달라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걸프전 최대의 걸작품으로 꼽히고 있는 패트리어트요격미사일은 레이건 행정부에 의해 창안됐다. 카터 때 개발중이었으나 기술상의 문제가 많아 유보됐었다. 소련의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우주에서 중간차단하는 SDI의 신봉자인 레이건은 같은 원리인 패트리어트에 애착을 갖고 개발을 서둘렀다.

또 반카터주의자들은 『거함시대는 지났다』며 항모전력을 축소하려는 카터의 정책이 지속됐다면 과연 지금 후세인의 목줄을 죄고 있는 항모전단의 파견이 가능했겠느냐고 비꼰다.

걸프전쟁 발발과 함께 「무능」 대통령으로까지 혹독하게 평가받았던 카터의 업적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아이로니컬하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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