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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불감증/강병태 베를린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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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불감증/강병태 베를린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1.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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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힐튼호텔의 프레스센터에는 국제적 반전평화운동단체인 「핵전 방지를 위한 국제의사협회」 이스라엘지부의 반전유인물이 공개비치돼 있다.「호전적」 이미지를 지닌 이스라엘에서도 걸프전 반대시위는 많았다. 그러나 군이 관장하는 프레스센터에 비치되고 있는 반전유인물에는 솔직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언론들도 놀랄 만큼 냉정한 보도자세를 보이고 있다.

보복을 주장하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후세인에 대한 「저주」와 같은 매도는 오히려 찾아보기 어렵다.

전황보도에서도 미국의 「위력」을 부각하기보다는 처음부터 회의와 경고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인상이다.

이 같은 현상들을 전쟁에 익숙한 사회의 냉철한 현실주의라고만 볼 수는 없다. 그것은 외부를 향한 부정적 자세에도 불구하고,이 사회자체는 건강하고 지혜롭게 움직이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이 같은 관찰에 뒤따르는 것은 우리 사회가 걸프전에 보여온 반응에 대한 착잡한 느낌이다.

멀리서 본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료단 파견 등 병력지원과 관련,사회 어느 일각에서도 확신에 찬 평화의지로 반전과 참전반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럽과는 비교할 수 없다 치더라도 이스라엘 정도의 반전시위도 없는 것이다.

다만 미국의 「위력」에는 어느 사회보다 먼저 감탄하는 듯한 인상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걸프전을 계기로 국가적 이미지를 크게 바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복자세」가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적어도 유럽은 이스라엘 사회자체의 「평화의지」를 평가,다시 유럽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태세이다.

유럽의 평균인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는 경제성장,올림픽 등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보다 나을 게 없다. 아마도 월남 참전,쿠데타,광주사태,만성시위 등이 부정적 인상을 남겼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전쟁을 지금처럼 치열한 논쟁없이 「수용」한다면 이스라엘과 같은 극적이미지 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 국내의 반전여론을 전쟁경비 부담 등 실리를 다투는 「외교게임」에 업고 나갈 수 없게 되는 것 등은 차라리 부차적 문제다.<텔아비브에서>

이 기사는 이스라엘당국의 검열을 거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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