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이어 주택도 3월부터 가동/가족명의 등기 등 금방 가려내주택 및 토지관련사항의 전산화가 강력한 부동산투기억제장치로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해 전국의 토지소유 현황을 전산입력한 데 이어 올 들어 전국 3천2백만필지에 대한 지가의 전산처리를 끝냈다. 또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소유 현황을 전산입력했으며 오는 3월까지는 서울과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6대 도시의 주택현황 전산화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정부가 처음 주택 및 토지에 대한 전화화사업에 착수할 때는 부동산투기억제효과보다는 행정업무의 현실화와 효율화에 더 큰 비중을 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전산화가 이루어져 부동산소유자 현황,소유규모 등이 손쉽게 파악되면서 전산화가 부동산투기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장치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신도시의 아파트 부정당첨자를 색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전산화사업은 정부가 이자료를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다른 어느 조치보다 강력한 투기억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부동산 전산화란 쉽게 말해 주택과 토지의 소유자,규모,가격 등을 모두 조사해 전산입력하는 작업. 전산화가 완료되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두들기면 소유부동산 현황이 하나의 종이에 전부 찍혀 나오게 돼 있다. 자녀나 부인의 명의로 등기한 부동산이라해도 세대주만 조사하면 가족소유의 부동산이 확연하게 드러나게 돼 있다.
전산화된 자료들은 다양하게 활용된다. 주택의 경우 재산세의 과세자료와 주택청약자격을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되며 토지는 토지초과이득세·양도소득세·상속세·증여세 등의 자료로,종합토지세의 과표자료 및 토지수용·사용에 대한 보상금 산정기준 등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건설부는 전산화가 이같은 행정업무의 효율화에 못지않게 투기근절에 더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가구2주택소유자의 부정당첨을 가려내고 대형주택(40.8평 초과) 소유자의 1순위 당첨사실,국민주택입주자의 유자격 여부,조합주택가입자의 유자격 여부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도시에 부정당첨된 서울·인천 거주 1백90명을 적발할 수 있었던 것도 전산화가 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건설부는 이 중 1가구2주택이 아님을 소명하지 못한 46명에 대해 당첨권을 박탈하고 5년 이내 재당첨을 금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내렸는데 최근엔 경기도 지역의 부정당첨자 1백10명을 또 적발,소명절차를 밟고 있다. 이는 곧 전산화가 이뤄진 지역에서는 법을 어긴 변칙적인 주택청약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토지의 경우도 실제 땅값이 입력돼 있기 때문에 사실상 투기성 토지매매가 어렵게 됐다. 건설부는 전국 30만개의 표준지역을 선정,이 지역의 땅값을 감정평가사의 평가로 산정,주변 땅값을 결정하는 방법으로 전국과세대상 2백40만필지에 대한 공시지가를 결정했는데 투기를 목적으로 땅을 사고 팔다간 엄청난 규모의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를 물어야 될 뿐만 아니라 장기소유자라 하더라도 종합토지세·토지초과이득세의 부과로 재산으로서의 토지에 대한 매력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최근 투기성 토지거래가 거의 중단상태에 빠진 것도 토지거래허가신고제와 함께 자가의 전산화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건설부는 토지에 대한 투기가 진정됨에 따라 올해는 주택에 대한 투기과열을 막기 위해 전산화자료를 활용할 방침이다. 우선 오는 3월까지 주택전산화가 마무리될 6대 도시에서 투기근절시책을 펼 방침이다. 즉 국민주택가입자를 대상으로 무주택 여부를 가려내고 1가구2주택소유자의 주택청약사례를 색출하며 임대주택입주자에 대해서도 유자격 여부를 가려낼 방침이다. 또 조합주택에 대해서도 가입자의 유자격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건설부는 조사대상에 이미 입주한 사람은 물론 입주예정자를 포함시킬 방침인데 조사대상지역을 6대 도시 전역으로 할 것인지,불법입주자에 대한 처벌을 언제까지 소급적용할 것인지는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건설부는 우선 문제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는데 이미 입주한 사람에 대해서는 주택질서문란죄를 적용,고발조치할 방침. 이 경우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거나 2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또 입주예정자에 대해선 입주자격을 박탈하고 일정기간 재당첨을 제한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말썽을 빚고 있는 조합주택에 대해서도 가입자의 유자격 여부를 조사,무자격자를 가려내 입주자격을 박탈하고 이 물량을 일반공개분양으로 돌릴 방침이다.
이같은 정부의 방침이 얼마나 실천에 옮겨질지는 미지수이지만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부정당첨자·부정입주자를 가려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전산화는 상당한 투기억제효과를 보일 것이 확실시된다.<방민준 기자>방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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