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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전쟁교서」/정일화 워싱턴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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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전쟁교서」/정일화 워싱턴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1.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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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미 대통령이 29일 하오 9시(미 동부시간)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행한 91년도 연두교서 연설장면은 퍽 인상적이었다.연설 도중 무려 7번이나 상하 양원의 기립박수를 받았으며 그가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는 청중들도 흥분 속에 빨려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한 뉴스 해설자는 프랭클린·루스벨트의 1942년 연두교서 이래 이같은 열광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평했다.

진주만 폭격이 있은 이듬해 루스벨트는 『우리는 이긴다. 아무도 자유에 대한 미국인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요지의 유명한 연설을 했었다.

부시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당초부터 연두교서(State of Union Message)가 아닌 전쟁교서(State of War Message)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그는 자유를 먼저 말했다. 『미국은 지난 2세기 동안 자유라는 힘든 일을 수행해왔다. …오늘날 페르시아만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저 신념과 용기는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아는 미국인들의 행동철학일 뿐이다. …세계평화와 정의의 승리를 위해 우리가 바치는 이 불굴의 정신은…』이라고 말하자 청중들은 연거푸 박수세례를 퍼부었다.

그는 예산문제와 관련,무역·교육·금융·보건·과학투자 등을 언급한 후 다시 전쟁문제로 돌아가 『50여 년 전 우리는 침략적 전체주의와 맞서 싸우는 긴 전쟁을 시작했으며… 지금 페르시아만에서 복무하고 있는 남녀 육군·해군·해병·공군·해안경비대원­ 이들보다 더 자유라는 고된 일에 헌신하며 자신을 바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군인가족 대표로 나와 있는 노먼·슈와르츠코프 사령관 부인을 소개했다.

열광적인 기립박수가 있었다. 파월 합참의장의 부인도 소개됐다. 미 역사상 첫 흑인 합참의장인 파월 장군과 그 부인도 기립박수를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계획은 어김없이 진행돼 가고 있으며 이라크의 전쟁지탱능력은 이미 파괴돼 후세인이 구제될 길은 영영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리더십에 대해 여러 번 언급했다. 이번 전쟁중 전비의 60% 이상을 일본·사우디·쿠웨이트·영국 등 참전국들이 내게 됐다는 말을 할 때는 2차대전 후 전쟁복구사업을 위해 전세계를 먹여 살리던 미국의 자존심을 시사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위해 다국적군을 조직하고 스스로 피와 땀을 바칠 수 있는 국가가 있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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