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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걸프전 전략/텔아비브대 골드교수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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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걸프전 전략/텔아비브대 골드교수 논문

입력
1991.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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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은 「유럽공백」 메울 대체기지”/소와 균등 전력유지할 보루로/제3세계의 안보위협에 타개역할도이스라엘 국방부가 발행하는 군사저널지는 최근 「90년대의 전략적 도전」이란 특집호에 베를린장벽 붕괴 등 유럽의 극적인 질서변화와 대규모 군축이 걸프 등 중동지역의 전략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게재했다. 텔아비브대 전략문제연구소의 미 외교국방정책연구부장 도라·골드 박사의 이 논문은 90년대 이후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세밀히 분석,미국의 걸프전 적극 개입의 배경과 의미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판단을 제공하고 있다. 논문내용을 요약,소개한다.<편집자주>

지난 89년 12월 지중해 몰타에서 열린 역사적인 미소정상회담에서 양측은 유럽군측 등에 획기적 진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지중해문제에는 분명한 이견을 드러냈다. 고르바초프는 지중해에서의 미 해군력 감축을 거론했으나 부시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베를린장벽 붕괴로 상징되는 유럽의 극적인 변화,특히 군축의 진전은 지중해와 중동의 전략적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유럽재래식 군축협상이 타결되면 독일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단거리 핵무기를 철수하라는 압력이 고조될 것이고,이렇게 되면 미국의 유럽배치 핵억지력은 해상에 배치될 수밖에 없다. 또 유럽배치 미 지상군과 공군이 대폭 감축되면,미국은 해군력을 통해서만 유럽대륙에 대한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련의 당면위협이 감소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스페인 그리스 등 나토의 남쪽 측면의 해군기지에 대한 미국의 접근은 점차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또 북구와 지중해 일대를 비핵화하라는 압력도 증가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련이 중부유럽에서와는 달리 지중해연안 배치 군사력을 감축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나토의 남쪽 측면은 취약하게 될 것이다.

이에 비해 소련은 외화획득이 주목적이지만 중동국가들에 대한 무기판매를 계속하고 있고 이를 통해 기지접근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 유럽정치환경의 변화 속에서 터키는 1936년 이래 유지해왔던 소련 흑해함대 잠수함의 터키해협이용 통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항공모함을 포함한 소련 흑해함대의 지중해 진출이 한층 용이해질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소련이 경제재건을 이룩,고르바초프 이후 지도부 아래서 다시 군사력의 과시를 시작한다면 과거와 같은 단합된 나토동맹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능력은 극히 제한받게 될 것이다. 남부 유럽의 핵심기지를 이용할 수 없고,국방비 감축으로 세력이 약화된 미 6함대는 냉전시대에 유지됐던 대소 우위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

또 이같은 상황에서는 소련이 장기적으로 서방에 대한 위협이 되지 않는 경우에도,미국은 국익에 대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위협이 어디서 오든지간에 지중해와 중동은 미국의 세력행사의 핵심발판이 될 것이다.

지중해 및 중동과 관련된 변화는 다른 전략적 분야에서도 대두되고 있다.

지난 88년 레이건행정부시절 작성된 장기전략보고서는 유럽에서의 재래식 군축은 중동지역에 새로운 불안정을 야기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동구로부터의 소련군 철수는 중동지역 북쪽의 소중앙아시아 배치 소련군을 질·양면에서 증대시킬 것이다.

이 소련군은 이란과 걸프지역으로부터 불과 1천3백㎞ 떨어진 곳에 위치하게 된다.

반면 유럽으로부터 미 본토로 재배치된 미군은 걸프지역으로부터 1만㎞나 떨어져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럽에서의 미소간 군사적 균형은 안정되는 반면,중동에서의 지상군 전력의 엄청난 불균형이 초래되고 이는 미국의 대응전략을 필요로 한다.

소련의 군사적 능력이 온존한 상태에서 소련의 선의만 믿고 서방의 대응력을 완전해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 유럽방어 부담을 상당부분 덜게 될 미국은 이로써 중동지역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력을 얻게 된다. 이 잉여병력과 장비를 중동에 재배치하면 이 지역의 긴급사태뿐만 아니라 유럽에서의 돌발사태에도 대응할 수 있는 예비전력이 될 수 있다.

유럽동맹의 신뢰가 저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중해는 「후방교두보」가 될 수 있다.

모로코가 말썽많은 스페인의 대체기지로 부각됐던 것과 같은 다양한 대안이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

중동지역에서 완전히 미소 화해가 이뤄지더라도,이 지역 자체의 변화는 미소 양국의 적극 개입을 요구할 가능성이 많다. 미국의 전략입안자들은 범세계적인 첨단무기의 확산,특히 비재래식 탄도미사일의 확산을 21세기 미국의 안보에 대한 중대위협의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

이같은 제3세계의 군비증강은 리비아 시리아 이라크 이란 및 인도 등에 이르는 권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국가 중 일부는 이미 이 지역 미국의 우방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군사력 증강은 조만간 미국의 국익보호를 위해 배치돼 있는 미국의 해·공군력의 움직임을 제한하게 될 것이다. 이미 80년대 중반에 이란은 석유수송로 확보에 소련보다 큰 위협으로 대두했었다.

이 새로운 다국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미국은 중동과 주변지역에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해·공군력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고정기지가 필요없는 첨단체제를 확보하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고,국방비 감축추세 속에서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이미 이라크는 미국보다 많은 지상군을 갖고 있다. 인도는 항공모함과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리비아도 재래식 공격용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 이같은 이 지역 제3세계 국가들의 군비증강은 90년대에도 계속돼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지역강대국」으로 등장할 것이다.

미국이 해군력 감축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같은 상황에서 지역적인 열세에 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텔아비브=강병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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