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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불,전비조달 고심(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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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불,전비조달 고심(세계의 창)

입력
1991.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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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3만5천명 파병 하루에 5억원/불 재규어기 파견… 이미 8천억원 써/“독일이 지갑열어야” 압력도걸프전쟁의 전비조달을 놓고 규모에 차이는 있으나 미국에 못지않게 영국과 프랑스도 고심하고 있다.

미국은 소리치면서 독일과 일본,심지어는 개발도상국가인 우리나라에까지 전비부담을 요구했으나 영 불은 처지가 다르다.

미군의 하루군비는 5억달러로 알려지고 있지만 영국도 통·킹 국방장관이 밝힌 바에 의하면 영국군의 하루군비도 3백60만파운드(약 5억원)이며 3만5천명의 파병에서부터 전쟁발발 전까지 기지건설 등에 약 10억파운드(1조4천억원),개전 4일 만에 있은 토네이도전폭기의 손실까지 합쳐 1억파운드를 썼다는 것.

주로 재규어기를 파견,쿠웨이트를 폭격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프랑스는 1만5천명을 파병,최근까지 60억프랑(8천4백여 억 원)을 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이같은 전비부담은 세계 강대국으로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비용이란 측면도 있긴 하다.

특히 토네이도기로 위험한 저공공습을 감행해 논쟁이 큰 영국의 언론들은 추락조종사들이 이라크의 전략거점에 인간방패로 세워지는 등 비인간적 대우를 받는 데 대해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배스터드(악당)」로 표현,1면컷으로 비난하기까지 했다. 영국은 석유자원보호와 세계의 대의를 위해 싸운다는 자신감에서 특히 유럽공동체(EC) 각국의 원조를 바라고 있다.

존·메이저 영국 총리는 22일 하원에서 『EC 각국의 걸프전쟁에 대한 무관심은 EC의 공동안보정책추구가 난센스이며 EC정치통합이 너무 야심적인 계획으로 보이도록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영국은 그래도 사우디가 자국에 영국군의 전비를 부담하고 쿠웨이트에서도 지원약속을 받아 괜찮은 편이다.

프랑스의 권위지 르 몽드는 경제부국인 독일과 일본을 패전국으로서 헌법상 어떤 분쟁에도 개입할 수 없게돼 있지만 경제발전은,특히 일본의 경우 「미국의 우산」으로 안보가 보호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걸프전쟁에서 은둔하는 일본에게 미국과 다국적군이 오늘 그에 상응한 군사비지출청구서를 제출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프랑스의 한 TV는 걸프전쟁지원금으로 독일은 겨우 반나절치,일본은 하루치의 전비를 내놨을 뿐이라고 비판했고 스와르지는 독일과 일본에게 『지갑을 더 열라』고 촉구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독일이 전비를 부담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독일도 통일과업에다 정치·군사적 이유로 선뜻 돈을 내놓기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두 달 전 콜 독일 총리는 『세계 강국으로서 새로운 책임을 맡을 용의가 있다』고 천명했지만 군사적으로 분쟁에 개입할 선택권은 정치적으로나 법적으로 그에게 없다.

더욱이 지난주 헤스주선거에서 집권기민당의 연립이 패배한 것은 반전무드의 결과로 분석되고 있어 콜의 입지를 상당히 어렵게 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반전시위는 독일의 전쟁개입을 반대하면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틀내에서 이번 전쟁에 참여키 위한 독일 공군기 18대의 터키파견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결국 독일이 걸프전비 부담을 더 내놓는다 하더라도 전쟁이 장기전으로 바뀔 경우 영국과 프랑스는 늘어나는 전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걸프전쟁,특히 군사목적이 전쟁목적에 의해 변질되어가고 있는 전쟁에 대한 영국과 프랑스의 여론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전비분담문제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파리=김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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