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오염」서 32분 이상 사용/다국적군에 K1 15만개 수출/의사소통·안경착용·물도 마실 수 있어이라크의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계속되고 다국적군의 본격 지상전 전개가 임박해짐에 따라 이라크의 화학무기 사용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라크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비해 다국적군은 물론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국민들에게 방독면은 생명을 지켜줄 필수품이 되었다. 현재 다국적군의 주둔지역에는 독일제 화학가스 탐지차량이 배치되어 있지만 그 활동범위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개인적 보호장비인 방독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방독면의 효과는 과연 어느 정도인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다국적군에 15만개 정도의 방독면을 수출한 삼공물산에 의하면 현재 세계적 수준의 방독면의 효능은 고농도의 오염상태에서 18분 이상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기준은 미군용 방독면의 규격으로 삼공물산의 K1방독면의 경우 최저 32분까지 사용가능해 국내 방독면이 세계적 수준임을 알 수 있다. K1방독면의 경우 안면체,안경부위,정화기,배출구,수통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유독가스 등을 정화,여과,흡착하는 정화기인데 이 속에는 필터와 유독가스정화물질의 모체인 활성탄이 있다. 활성탄은 제조원료로 보아 수십가지가 있지만 야자수 열매로 만든 파쇄탄이 가스를 흡착하는 효능이 가장 뛰어나 대부분 군용 방독면의 활성탄은 야자수 열매로 만든 파쇄탄이 쓰이고 있다. 이 활성탄에 20여 가지의 화학약품을 배합하게 되는데,이 화학약품들이 유독가스나 입자들의 흡수·중화작용을 하는 것이다. 이 정화기의 여과장치를 통해 정화된 가스는 배출구를 통해 나가게 된다. 그 배출구에는 음성진동판이 부착되어 있어 방독면을 착용하고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또 수통막에 수통을 연결해서 물도 마실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한 K1방독면의 경우 안경착용자를 위해 안경알을 결합할 수 있는 안경테도 보급되어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 이라크가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는 피부에 수포가 형성돼 참혹한 화상을 입히는 머스타드가스와 신경기능 등 중요한 생체기능을 마비시키는 신경가스 등 두 가지이다. 그런데 머스타드가스는 실제로 가스가 아니라 미세한 액체입자로 확산된다. 보통의 방독면으로는 입자의 약 70%가 통과해 방독면의 효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분진전용의 방진방독면을 써야 된다. 군용의 방독면은 대부분 분진전용이지만 액체입자가 피부를 통해서 몸 안에 흡수될 수도 있으므로 얼굴부위도 방독면 외에 방독두건을 써야 하며 몸에는 침투성 보호의와 방독장갑을 착용해야 하고 군화 위에도 가스를 방어할 수 있는 고무덧신을 신어야 한다. 군인들도 폭염 속에서 방독면과 침투성 보호의를 입고 있으려면 호흡곤란을 겪을 정도로 힘겹다. 그러므로 일반국민의 경우에는 여러 시간 이런 모든 장비를 다 구비하고 있기는 무리이다. 또 방독면을 쓰고 있다 하더라도 활성탄의 농도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1시간마다 활성탄을 교환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방독면의 여과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방독면을 쓰고 있더라도 유독가스가 퍼진 뒤 10분 정도가 지나면 허파의 점막 등에 이상이 생겨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신경가스의 경우에는 체내의 신경신호를 전달하는 데 불가결한 효소를 파괴,허파와 심장을 비롯해 주요한 생체기능을 수십분 이내에 정지시킨다. 이 효소의 기능을 부활시키는 약품을 주사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으나 다국적군과 아랍국가들이 이를 얼마나 많이 비축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재 방독면의 국제시장가는 미국제품이 1백10달러 정도인 데 비해 제품수준은 비슷하지만 국내 K1방독면은 61달러 선이다. 그러나 이번에 다국적군과 아랍국가에 많이 보급된 방독면은 성능은 뒤떨어지지만 값이 싼 유고·체코·소련제품이 많다고 한다.<조혜련기자>조혜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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