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석 칸막이에 총장 감독 나서/학부모 “그래도 못믿어”/어제 실기고사서울대 음대 부정입학사건을 계기로 예·체능계열의 입시비리파문이 증폭돼 24일부터 실기고사를 시작한 후기대학들이 심사방법 등을 바꾸는 등 입시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각 대학은 심사위원석 사이에 새로 칸막이를 설치하거나 수험생들의 실기내용을 녹음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으나 대부분의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그래도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이날 음악 미술 체육 공예 등 실기고사를 실시한 상명여대는 입시관리본부장인 교무처장은 물론 총장까지 고사장에 나와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심사위원을 확인했다.
대학측은 음대 고사장이 마련된 남관 2,3층 심사위원석을 합판칸막이 4개로 격리,심사위원끼리 신호를 주고받지 못하게 했고 교직원들이 심사위원석 뒤에 앉아 특이한 신호 등을 내지 못하도록 지켜봤다.
이 대학 음대 교수들은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며 전원 출근하지 않았고 보조요원에도 다른 학과 조교들이 동원됐다.
동덕여대도 서울대에서 문제가 됐던 목관악기와 현악기 성악전공 실기고사장에 높이 2m,너비 2m의 칸막이를 설치했고 피아노전공의 경우에는 대형 강의실에서 심사위원들이 칸막이 없이 멀리 떨어져 앉아 심사했다.
동덕여대는 예·체능계 교직원 20명을 관리위원으로 지정,각 실기고사장에 배치했다.
신설학과인 음악학과 실기고사를 실시한 명지대는 성악전공 수험생들의 노래를 일일이 녹음했다.
공동관리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방사립대의 실기고사는 대체로 지난 입시 때와 별 차이가 없어 심사위원간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은 곳이 많았으나 신경을 쓰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경원대는 이날 미술계열 시험 소재 5가지를 교수들로부터 추천받아 총장이 시험 시작 직전 개봉,문제를 선정했다. 또 관동대는 외부 심사위원 위촉에 유난히 신경을 썼으며 채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리나 신호 등이 발견되면 수험생을 퇴장시켰다가 다시 순서를 추첨케 했다.
그러나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실기고사의 공정성을 여전히 불신해 한성대 무용학과 고사장에서는 학교측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학부모 50여 명이 고사장 입구까지 몰려와 『전기 때는 돈을 쓰지 않아 떨어졌다』며 『후기대도 실력대로 뽑아줄지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학부모는 『전기대 입시에서 작품비조로 5백만원,심사위원 인사비로 2천만원을 요구받았었다』면서 『시험이 끝나면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고 말했다.
상명여대 작곡과 수험생의 어머니 이 모씨(43)는 『딸 아이가 고사장 밖에서 전기입시 때의 심사위원을 봤다며 불안해했다』면서 『학생들에게까지 이런 불신감을 심어준 예·체능계 입시비리는 청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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