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미 국방부 기자실에 나와 걸프전황을 설명하는 미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의 태도는 고도의 정보전쟁,하이테크기술전쟁을 하는 전쟁책임자로서는 너무 솔직하고 진지해보였다.파월 대장은 『적이 알지 모르니까 약간 개칠을 해왔다』면서 제법 세밀해보이는 작전지도를 다섯 가지나 갖고 나와 전황을 설명했다.
전쟁 전에 있었던 이라크의 방공망개괄,파괴된 비행기,비행장 숫자,그리고 폭격피해 평가방법 등을 TV를 통해 전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상히 설명했다.
미군 피해에 대해서도 솔직한 듯했다.
파월 대장은 지금까지 19대의 이라크기가 출격해 미군기와 공중전을 벌였는데 여기서 최신 소제 미그29를 비롯해 19대 모두가 격추됐다고 밝히면서 미군기 1대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확실치도 않은 아군 피해는 어떻게 보면 안해도 될 말이었다.
SAM(대공미사일),무기제조건물 등의 공중폭격에 대한 피해평가방법은 미리 그려온 그림을 통해 『이런 것은 완전파괴로 보지 않으며,이래야만 파괴된 것으로 본다』든지 『이것은 일단 파괴됐지만 그들의 복구능력 여하에 따라 곧 수리해 쓸 수도 있을 것이다』는 등의 기술적 문제까지 언급했다.
공화국수비대에 대해서는 적의 탱크가 몇 대,다국적군 병력이 얼마라는 등의 구체적 숫자를 든 후,공중폭격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소련과의 협조문제,어쩌면 아직 1급 비밀쯤으로 남아있음직한 협력사항들,「소련이 후세인에게는 무기를 팔지 않기로 했다」 「후세인이 갖고 있는 무기종류를 알려 줬다」는 등의 외교내용도 공개했다.
체니 장관은 제공권을 확보했고 지휘계통도 폭격했다면서도 『왜 쿠웨이트 점령을 위한 지상군의 움직임은 없는가』라든지,『후세인이 화학무기를 쓰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약간 공격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차분히 문제의 핵심을 설명했다.
미국은 큰 나라이어서 그런가. 도대체 전쟁내용을 대통령이나 시민이나 비슷하게 알고 있다. 그저 군사문제라는 말만 걸리면 무조건 비밀통제사항으로 돌리는 정치후진국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워싱턴에는 깊숙히 들어앉은 외딴 주택에도 지금 성조기들이 많이 꽂혀 나부끼고 있는데 이런 애국심은 아마도 진실을 국민이 공유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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