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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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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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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 걸프전쟁은 극성스러웠던 과소비풍조를 잠재우는 효과를 가져왔다. 서울 번화가가 평소와는 달리 한산하고 강남의 술집 손님들도 크게 줄었다는 소식이다. ◆특히 에너지 절약운동으로 실시한 차량 10부제 운행은 국민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큰 성과를 거둬,길이 한결 넓어졌다. 실제로 치안본부가 22일 조사,발표한 바에 의하면 10부제 실시 이후 서울과 부산의 차량운행 속도가 2∼8㎞까지 빨라졌고 기름소비량도 67억여 원이 절약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젠 자동차 보유대수가 2백30만대를 넘어섰다. 해방 당시 남북한을 합쳐 7천5백대에 불과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기하급수적인 증가다. 싫든 좋든 자동차의 홍수 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교통난 해소와 에너지 절약이란 이중효과를 위해서는 10부제 같은 캠퍼주사식 임시방편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수단의 확충 등 구조적인 대책을 더 강구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 왕 헨리·포드는 자동차문화의 근간은 「속도」와 「질서」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의 장점인 속도감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교통질서를 엄격히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차량이 넘쳐흘러 시속 26㎞밖에 달릴 수 없는 서울에서는 질서에 앞서 운행차량의 절대량을 줄이는 수밖에 다른 왕도가 없다. ◆일반 국민들은 걸프전쟁이 경제위기와 직결된다는 생각에서 정부의 에너지절약 시책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국민의 절약만 강요하고 있고,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충분히 보여주지 않고 있는데 있다. 우리는 국난을 당했을 때 단합해서 극복한 슬기로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번 전쟁을 계기로 특히 정부가 계층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공동운명체 의식을 높이는 국가지도력을 확고하게 행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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