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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항모전단… 「떠있는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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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항모전단… 「떠있는 요새」

입력
1991.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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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합쳐 9척이나 투입… 가공할 전력/함재기 70∼95대… 6개 기계사단 버금/길이 3백여m… 탑재핵연료 15년간 사용/차단벽등 선체 이중구조… 어뢰공격 대비/라디오·TV 방송국등 후생시설도 완벽미국이 20일 제7의 항모 포레스탈호를 지중해로 긴급 발진시킴으로써 걸프일대에는 사상최대 규모에 가공할 공격력을 지닌 항모전단이 포진,후세인에게 대한 압력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항모 총 15척(1척은 재무장정비중) 중 7척이 참여하고 여기에 불 항모 클레망소호와 이 항모 1척이 가세,모두 9척의 항모가 한 작전에 출동하기는 태평양전쟁 당시 미드웨이해전 이래 최초의 일로 「사막의 폭풍」작전의 규모와 긴박감을 엿보게 한다. 16일 이후 공습에 함재기들이 대거 투입되고 있음은 물론 21일에는 함재기가 이라크의 전략거점에 초정밀 무기인 슬램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있다.

과연 「떠있는 요새」로 불리는 항모 1척이 지닌 파괴력은 어느 정도인가. 전문가들에 따르면 함재기 1대가 지상군 1개 대대규모(5백여 명)을 일시에 박살낼 수 있는데 이를 무려 70∼90대씩 보유,함재기만으로도 대략 6개 기계화사단에 버금가는 엄청난 화력을 지녔다는 단순계산이 가능하다. 항모의 위력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함재기◁

걸프에 파견된 항모 중 최대 규모인 니미츠급 시어도어루스벨트호(84년 취역)는 20대로 구성된 F14톰캐트전폭기 1개 대대,FA18호넷 1개 대대,A6인트루더와 A7코르세어 각각 1개 대대와 정보용 E2C호크아이 5대,대전자 전용 EA6B프라울러 6대 등 모두 95대의 함재기를 탑재하고 있다.

최소규모인 미드웨이호(43년 취역·78년 재무장)는 이보다 적은 70대의 함재기를 운용하고 있다.

함재기의 구성에서 보듯 항모 1척으로 이뤄진 전단의 독자전투 수행능력은 엄청나다. 극동 최대 미 공군기지인 오키나와기지의 화력보다도 월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을 정도이다. 자체 조기경보체제인 E2C를 항시 4백㎞ 전방에 띄워놓고 적진의 후방침투는 F14톰캐트와 FA18호넷이 담당하고 근접의 적을 섬멸하는 데는 A6·A7공격기들이 출격한다. 대잠전문인 S3A바이킹기와 「잠수함 킬러」 SH3G시킹헬기도 각각 10,6대씩이 상시 출동태세를 갖추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이 평가하는 항모 1척의 전투행동반경은 6백40㎞이다.

함재기 1대당 위력은 이번 공습에서 실증된 바와 같이 첨단과학장비의 장착으로 산술적 계산은 불가능하다. 단지 미국이 이번 작전에 처음 선보였다고 발표한 함재기 발사 「슬램」미사일을 예로 들어 가공할 공격력의 일단을 가늠할 수 있다.

슬램은 자체 카메라가 부착,목표물에 돌진하는 모습과 명중순간을 항모내의 TV화면에 전송까지 해준다. 슬램의 첫 글자 S는 「널찍이 떨어져 바라본다」는 뜻이다. 슬램은 미리 입력된 항로에 따라 순항하는 일종의 공중발사 크루즈미사일이다. 단지 A6에서 발사된 슬램미사일을 A7코르세어기 통제사가 레이더를 통해 항로수정지시를 내릴 수 있는 한 단계 더 진화된 신병기다. 최대 사정거리 95㎞로 정확성은 민간인의 피해를 극소화시키며 전략시설만 깨부수는 데 탁월한 효력을 발휘한다.

▷제원 및 규모◁

9만톤급의 루스벨트호는 길이 3백33m 선폭 40m에 비행갑판폭은 76m이다. 핵 추진터보엔진을 장착,최대시속 35노트(약 64㎞)이다. 탑재연료인 농축우라늄은 15년 동안 쉬지 않고 쓸 수 있는 양이다.

높이는 마스트까지 76m로 갑판까지가 보통 10층건물 높이이며 지휘탑은 17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다. 물론 함내에는 엘리베이터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선실을 비롯,격납고·항공기수리창 등 함내는 3천개의 컴파트먼트로 나눠져 있다. 미사일·어뢰공격에 대비,모든 선체는 2중구조이며 피해가 발생한 컴파트먼트마다 자체 HALON방호설비와 차단벽이 설치돼 안전성을 높였다.

탑승 승무원수는 대략 5천5백명이며 이 중 2천4백명은 함재기 전담요원이다. 이들이 소비하는 식품만도 1일 고기 3톤 야채 5톤으로 엄청나다. 후생복지시설도 완벽해 함내는 완벽한 「하나의 소우주」다. 라디오방송국만 3개,TV방송국도 1개가 운용되고 웬만한 종합병원규모의 의료시설도 갖췄다.

워낙 크다 보니 함내 전화선만 해도 1천1백 회로나 된다. 또 함내에서 탈영병이 발생,2개월 만에 검거된 예도 있다고 한다. 형제끼리 한 배에 근무했는데도 서로 모르다가 고향의 부모편지를 받고서야 극적상봉을 이뤘다는 실화도 있다.

▷자체방호 설비◁

항모의 가공성은 함재기만이 아니다. 자체의 방호장비도 막강해 항모는 말 그대로 「불침의 섬」이다.

적기의 내습에 대비,F14톰캐트나 FA18호넷전폭기 1개편대(20대)가 상시 요격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재무장 때 새로 장착된 무인레이더자동추적 발칸 팔랑스포방공시스템은 완벽한 보호막을 둘러친다. 또한 첫선을 보인 시스패로함 대공미사일체제 또한 단 한 대의 적기의 침투도 허용치 않는다.

함재기와 항모 자체의 화력 외에도 항모를 호위하고 있는 전단의 총체적인 화력규모 역시 가공할 만하다. 미군당국의 발표로 크루즈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된 핵추진잠수함 및 4척의 호위구축함,프리깃함과 보급선 등 6∼7척이 항모를 그림자처럼 따라 붙는다.

각 함정들은 크루즈·하푼 등 공격용 무기와 함께 정교한 이지즈(AEGIS) 방공시스템을 장착,1백㎞ 이상 떨어진 적항공기 20대를 향해 동시에 미사일을 퍼부을 수 있다. 지난 88년 이라크­이란전중 걸프 파견 미 빈센스순양함이 이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이란민간기를 격추한 적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방공체제인 것만은 확실하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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