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상을 주로 인간심리의 측면에서 고찰하는 학문이 정치심리학이다. 페만전쟁을 놓고서도 세계의 정치심리학자들은 이 전쟁을 양편에서 이끄는 부시와 후세인의 인간형 및 심리분석을 통해 고찰을 시도,또 다른 흥미를 끌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저명학자들은 똑같이 고집이 센 두 사람이 벌이는 필생의 심리전으로 세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학자들은 부시를 차제에 소심한 구석을 떨쳐버리려 작심한 「포토맥 강변의 슈퍼맨」으로,그리고 후세인을 삼손콤플렉스에 사로잡힌 「티그리스강변의 망상가」로 표현하는 게 일견 재미있으면서 사실은 신랄하다. 또 두 사람 모두 위기 속에서도 사태를 상당히 개인화하고 있고 각자 다른 방법으로 강인한 이미지 관리에 몰두해 있어 위험하다고도 학자들은 지적했다는 것이다. ◆자신을 아랍 중흥의 구세주나 영웅으로 망상하며 상황을 오판,페만사태를 일으킨 후세인을 가리켜 삼손콤플렉스에 걸려 있다는 분석은 사실 섬뜩하기만 하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삼손은 블레셋사원을 괴력으로 무너뜨리면서 동시에 자신도 파멸시켰는데,망상 때문에 자신마저 내던지려는 그런 콤플렉스야말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일부 아랍권의 외교분석가들도 두 사람이 고집,배짱,대권 승계과정 등에서 닮은 점이 많으면서도 서로를 너무 모르고 서로의 마음을 읽는 데도 실패했기 때문에 전쟁이 터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외신은 아울러 전한다. ◆재작년 국내의 어느 정치학자도 전·현직의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의 리더십 유형과 특성을 분석,재임시의 정치현상과 연결지어 화제를 모았던 적이 있었다. 그때 그 학자는 박 대통령을 이지적 공격형,전 대통령을 저돌적 공격형,노 대통령을 소극적 적응형이라고 진단했던 게 생각이 난다. ◆그러고 보면 나라 안팎에서 지도자의 성격이나 심리상태가 리더십 발휘에 미치는 순기능과 역기능은 실로 엄청난 것이다. 결국 오늘의 세상살이가 얼마나 살얼음판인 것이고,매사가 결국 사람들 마음가짐에 달렸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