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인도 밀반출」후 보석 공창규씨/의문의 교통사고… 변시발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인도 밀반출」후 보석 공창규씨/의문의 교통사고… 변시발견

입력
1991.01.20 00:00
0 0

◎작년 12월27일 고양 지방도서/가족 “근처 갈일없어,계획살인”/8백50만원도 없어져… 뺑소니 등 세갈래 수사보물급 문화재인 조선조 때 「미인도」를 일본에 밀반출하려 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항소중인 서울 종로구 관훈동7 공창화랑 대표 공창규씨(36·서울 은평구 불광동 445의119)가 지난해 12월27일 하오 11시25분께 경기 고양군 화전읍 화전리 지방도로에서 의문의 교통사고 변사체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중인 사실이 19일 밝혀졌다.

공씨의 시체를 처음 목격한 남훈환씨(22·화전읍 화전리 활주로스케이트장 종업원)에 의하면 도로 아래 스케이트장 관리사무소에 있는데 『퍽』하는 소리가 들려 길 위로 올라가 보니 공씨가 쓰러져 있고 하늘색 그레이스 승합차가 구파발 방면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경찰조사결과,공씨는 화전검문소에서 구파발 방향 1백m 지점의 도로 위에서 두개골 골절 등으로 숨졌고 그레이스 승합차는 구파발 쪽에서 달려오며 공씨를 친 뒤 차를 되돌려 구파발 방향으로 달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장 주변은 민가 10여 채와 논 등이 있을 뿐 술집 여관 등이 전혀 없는 외딴 곳이며 도로 위에선 사고차량의 백미러와 헤드라이트 유리조각만이 발견됐다.

경찰은 당초 단순 뺑소니사고로 추정했으나 『차를 몰고 다니지 않는 공씨가 사고지점에 갔을리가 없다』는 가족들의 진정에 따라 사고발생 이틀 후 부검하고 차량을 수배하는 등 재수사에 착수했다.

공씨와 함께 구속됐다 풀려난 형 창호씨(42·한국고미술협회 회장·서울 서대문구 홍은3동 186의1 미성아파트 3동 901호)는 지난 4일 치안본부에 낸 진정서에서 『28일이 어머니 생신이라 27일 밤 우리 집에 와서 잠을 잔 뒤 함께 아침을 먹기로 했었다』며 『평소 지하철로 출퇴근하던 사람이 화전까지 간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형 공씨는 또 『「미인도」 밀반출사건 때도 우리 형제를 음해하려는 투서 때문에 누명을 썼었다』며 이 사건은 교통사고를 위장한 계획적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숨진 공씨가 술을 마신 뒤 서울역­화전간을 운행하는 147번 시내버스에 잘못 탔다가 잠이 드는 바람에 사고지점까지 갔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했으나 공씨가 사고 당일 밤 술을 마신 종로구 인사동 주변에선 이 버스를 탈 수 없고 공씨 집 부근을 지나지도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씨의 8촌형 창묵씨(41·문화당화랑 대표)는 『27일 하오 7시30분께 인사동 우리 식당에서 동생·동료 등 10여 명이 소주와 함께 저녁을 먹고 헤어지다 동생이 친구 이청문씨(48·고미술품 중개인)를 만나 2차를 갔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인사동 술집 가람에서 공씨가 양주 2잔을 마시고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일어난 뒤 돌아오지 않아 집에 간 줄 알았다』며 『집을 찾지 못할 만큼 취한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가족들도 『공씨가 고미술품 구입을 위해 항상 3천만∼4천만원을 갖고 다녔고 사고 직전 누나 창희씨(40)로부터도 8백50만원을 빌렸으나 돈이 온데간데 없다』고 주장했다.

고미술화랑계의 실력자인 공씨 형제는 지난해 3월 「미인도」를 밀반출하려 한 혐의로 서울지검 동부지청에 구속됐다가 5월에 보석으로 풀려나 항소중인 상태였다.

경찰은 ▲원한에 의한 계획적 살인 ▲단순 뺑소니사고 ▲강도 등 세 갈래도 수사를 펴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