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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서 무수한 실전/철저한 야전군 출신/미군사령관 슈왈츠코프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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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서 무수한 실전/철저한 야전군 출신/미군사령관 슈왈츠코프대장

입력
1991.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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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170에 이란·불·독어등 능통/속전속결땐 「전쟁영웅」 칭호 분명/갈등요인 다국적군 원활한 지휘가 과제17일 새벽 부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이라크 공습으로 시작된 「사막의 폭풍」(Desert Storm)작전은 이제 사우디 주둔 미군사령관 노만·슈왈츠코프대장(56)의 지휘봉에 그 성패여부가 달려 있다.

부시 대통령과 그의 핵심참모들은 속전속결을 원하고 있지만 전쟁은 결국 다국적 지상군이 쿠웨이트에 진격,이라크군을 몰아내고 깃발을 꽂아야만 결말이 날 것으로 보인다.

전쟁을 마무리할 야전사령관으로서 슈왈츠코프 장군은 전쟁이 개시된 직후 『침략자 사담·후세인을 응징하는 「천둥과 번개」가 돼 하루빨리 전쟁을 승리로 이끌자』고 다국적군 장병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속전속결의 승리를 거둘 경우 그는 2차대전의 영웅인 아이젠하워나 맥아더와 함께 미국 역사상 화려한 전쟁영웅의 칭호를 받게 되겠지만 전쟁이 장기전의 늪 속으로 빠져들고 인명손실이 증가할 때는 웨스트모얼랜드 주월 사령관처럼 평범한 장군으로 전사에나 남을지도 모른다.

슈왈츠코프 장군은 지금까지의 경력을 살펴볼 때 용장과 지장의 자질을 지닌 장군으로 평가되고 있다.

1m90㎝,1백4㎏의 거구로 「곰」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그는 보병으로 전선을 누빈 철저한 야전군 출신. 65∼66년 공정대의 군사고문으로,69∼70년 일선대대장으로 베트남 정글에서 무수한 실전을 경험했다. 무인으로서의 그의 용감성은 그의 가계를 흐르는 피에서도 확인된다.

독일계인 그의 아버지는 30년대 뉴저지주 경찰사령관으로 당시 미 전역을 뒤흔들었던 리드버그 대령의 외아들 유괴사건을 해결해냈고 2차대전중에는 이란에서 경찰군을 조직,치안 및 첩보활동을 펼치는 등 무공을 세워 장군으로까지 진급됐었다. 중동전쟁과의 인연은 그의 선대부터 시작된 셈이다.

슈왈츠코프 대장은 IQ가 1백70인 천재. 56년 미 육사를 10등 이내의 성적으로 졸업,지장의 자질을 지니고 있었다. 유년시절 그의 부친을 통해 중동을 경험한 그는 이란어를 구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불어·독어에 능통하다.

그의 이 같은 배경은 83년 그레나다 침공 미군부사령관·미 중부군사령관으로 있다가 사우디 주둔 미군사령관으로 발탁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그가 덕장의 자질 또한 지니고 있느냐는 점이다. 미국을 포함,28개국 68만명으로 구성된 다국적군은 2차대전 당시의 연합군보다 훨씬 더 복잡한 내부갈등과 반목의 요소를 내재하고 있다.

종교·민족·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른 잠재적 분열요인을 내포하고 있는 다국적군은 형식상 슈왈츠코프 장군의 지휘를 받게 돼 있으나 사실은 「통합된 명령체계」가 없는 상태.

우선 그는 작전계획 수립과정에서 사우디군의 참모총장인 할리드·빈·술탄 왕자와 사전협의를 거쳐야 한다. 두 지휘관이 비록 두터운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막상 이라크진격작전이 개시될 때 사우디 및 시리아 등 아랍권 다국적군이 이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더 큰 문제는 서방측 다국적군 내부의 미묘한 갈등관계이다. 독자적인 지휘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군의 미셸·로크제프 사령관은 파리의 미테랑 대통령의 직접 명령에 의해서만 전투에 임할 수 있다.

미국의 가장 충실한 맹방으로 명목상 슈왈츠코프 장군의 지휘를 받게 돼 있는 영국군도 나름대로 독자성을 확보하고 있다. 피터·빌리에르 영국군사령관은 존·메이저 영국 총리와의 「협의」를 거쳐 슈왈츠코프의 명령을 거부할 「권리」를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슈왈츠코프는 2차대전시 연합군을 이끌고 노르망디상륙작전을 성공시킨 아이젠하워 장군보다 훨씬 큰 포용력과 능란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그의 지휘봉은 절묘한 조화를 연출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이 돼야 할 것이다.

『군사적 관점에서 보면 소수의 나라가 전투에 참여할수록 승리의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정치적 관점은 다수 나라의 참전을 요구한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야전사령관으로서의 개인적 고충과 페만전쟁이 지니는 정치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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