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중심 입체협력망 구축/편승물가·투기억제 최우선 과제로/국방부,개전 땐 데프콘3 발령준비○위기관리시험대 인식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페르시아만사태가 출구를 보이지 않자 정부는 전쟁을 기정사실로 해 각종 대책마련에 연일 부심하고 있다.
정부의 분위기는 철군시한(한국시간 16일 하오 2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긴박감을 더해 가고 있다.
각 부처가 일체적 협조체제를 통해 전쟁이 가져올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페만사태에 대한 대비태세는 위기관리능력의 시험대라는 측면도 있다.
○공무원 솔선수범 독려
○…총리실은 개전을 불가피한 상황으로 설정하면서 모든 경우를 상정해 각종대책에 「실천력」을 부가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총리실은 일단 전쟁발발 전까지는 이흥주 1조정관을 책임관으로 하는 24시간 비상체제를 가동,교민의 안전철수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으며 전쟁발발 후에는 경제주무 담당관인 김태연 2조정관을 책임관으로 하는 「총괄점검반」을 구성,원유수급 및 물가의 일일점검을 실시할 예정.
특히 사태가 악화 내지는 장기화될 경우 노재봉 총리서리를 위원장으로 페만비상대책위를 구성,총리가 상황전반을 총괄해 노태우 대통령에게 매일 직보하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노 총리서리는 15일 『페만사태가 우리에게 긴장된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관계부처로 하여금 가능한 모든 경우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토록 하라』고 지시.
노 총리서리는 또 『특히 물가문제는 우리 경제의 향후 장래와 직결돼 있는 만큼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
한편 총리실은 전 공무원의 「10분의1」 이상이 철야근무를 하도록 돼 있는 비상근무령 1,2,3호를 발효할 것도 검토했으나 전쟁당사국이 아닌만큼 관계부처만 비상근무하는 방식을 일단 택하기로 결정. 대신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과소비·투기 등으로 멍든 사회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전 공무원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이도록 독려할 방침.
○특별기 출발시간 늦춰
○…외무부는 이라크 거주 교민전원을 특별기로 귀국시키려던 계획이 교민들의 요르단국경통과 지연으로 차질을 빚게 되자 특별기의 요르단 암만공항 출발시간을 2시간 늦추는 등 가능한 한 많은 교민을 철수시키기 위해 우선 안간힘.
외무부측은 이날 상오 대책본부를 방문한 조중건 대한항공사장과 협의,상오 11시10분(한국시간) 암만공항에 도착한 특별기가 이라크에서 빠져나온 현대건설 소속 근로자 37명이 탑승할 때까지 기다리도록 현지에 급전.
외무부는 또 이날 하오 5시 페만사태 비상태책본부 제2차회의를 소집,관계부처별로 준비한 전쟁발발시 대책을 취합했다.
한편 지난 14일 밤 이라크를 빠져나와 요르단으로 향하던 교민 60명이 암만공항과 국경지대에서 입국을 저지당했다는 소식이 TV를 통해 전해지자 비상대기중이던 외무부 직원들은 황급히 주이라크 대사관에 전문을 보내 사실여부를 확인하느라 15일 새벽까지 부산.
그러나 통신사정이 여의치 않아 국경통과 실패가 알려진 지 수시간이 지나도록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한 채 혼선을 빚기도.
외무부는 이라크교민의 요르단입국지연 이유에 대해 『암만공항에서는 난민유입을 우려해 제3국행 항공기 태켓을 예약하지 않은 사람의 입국을 거부했으며 이라크 검문소에서는 육로 이동중인 교민에게 이라크 외무부가 발급한 출국증명서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뒤늦게 설명.
○경제계획 수정 우려
○…경제기획원 등 경제부처들은 비상체제에 돌입,연일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면서 전쟁발발시 국내파급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고심.
경제기획원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대책수립에 눈코뜰새 없었는데 쉴 사이도 없이 페만사태에 관한 각종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파급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한 모습.
기획원은 올해의 경제운용계획이 평균유가 배럴당 25달러를 기준으로 짜여졌기 때문에 계획자체를 수정할 단계에까진 이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인플레이션심리가 확산되는 등 추가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특히 물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무부는 이재국과 증권국을 중심으로 증시폭락에 따른 금융공황과 수출기업의 자금사정악화를 우려,증시와 금융동향을 예의 점검.
상공부는 14일 8개 종합상사 대표회의를 소집,수출상품선적문제·주재원대피문제 등을 논의한 데 이어 15일에는 각 공업국별로 공산품가격 동향을 점검.
동자부는 특히 등유와 프로판가스 등 민생난방유류의 공급차질에 대비,공급조절·사재기를 막기 위한 대책을 수립중이며 건설부도 중동지역 건설근로자의 대피와 함께 건설수주 차질을 커버하기 위한 새로운 시장개척 방안을 모색중.
○6·25 이후 첫 발령될 듯
○…국방부는 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고 전황예상과 함께 페만전이 한반도 주변안보에 미칠 상황을 마무리 점검하는 등 단계별 대응책을 마련중.
국방부는 전쟁이 시작될 경우 우리군과 주한미군에게 즉각 데프콘(DEFCON·전투준비태세) 3돌입을 명령할 예정.
한 관계자는 『현재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5단계의 전투준비태세 가운데 데프콘 4에 있으나 전쟁이 시작될 경우 전군이 경계태세에 들어가는 데프콘 3이 발령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프콘발령 5개 단계중 5는 평시,4는 전방부대상황,3은 경계태세,2는 전쟁직전상황,1은 실제전쟁상황에서 발령된다.
데프콘 3은 6·25전쟁 후 한국군 자체에서 발령된 적은 아직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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