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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페만 뇌관으로/앞으로의 향배 초미의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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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페만 뇌관으로/앞으로의 향배 초미의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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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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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문제 연계 「상황변화의 핵」 재부상/아랍세계서 상대적 입지 약화 확실페르시아만사태가 마침내 전쟁이냐,평화냐의 갈림길에 이르자 사실상 중동사태의 뇌관인 이스라엘의 향배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라크는 전쟁이 일어날 경우 이스라엘이 제1의 공격목표가 될 것임을 그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분명히 되풀이해 강조해온 점에서도 이번 페만사태의 본질이 이스라엘문제에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스라엘도 이에 질세라 전쟁에 대한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맞받아치면서 오히려 선제공격설까지 암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이스라엘과 이라크 틈바구니에서 양측을 견제하기에 분주하다. 이라크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위협을,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설혹 이라크가 공격하더라도 이에 보복하지 말라는 요청을 하는 각기 「다른 얼굴」로 양측을 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중동문제의 본질이 이스라엘 대 아랍,유태인 대 반유태인간의 갈등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야기됐던 일련의 중동사태는 그러한 갈등구조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온 것이라고 해도 지나친 판단은 아닐 정도다.

때문에 중동의 「뇌관」인 이스라엘문제가 팔레스타인문제와 연계돼 이번 페만사태의 마지막 결정적 시기에서 강도 높게 제기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라크가 끈질기게 이스라엘을 이번 사태에 끌어들이려는 의도는 분명하다. 이라크는 이번 페만위기의 기본성격을 이라크와 미국 등 서방측과의 분쟁수준으로 국한시키지 않고 유태인 대 반유태인의 투쟁으로 확대시켜 쿠웨이트 강점의 명분을 얻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가 지난 8월초 쿠웨이트 침공 이후 계속 「성전」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이유다. 즉 중동문제의 「종교적 제국주의적」 측면을 강조하려 하고 있다.

타리크·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이 지난 9일 제임스·베이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이 결렬된 직후 전쟁 발발시 이스라엘 공격을 거듭 강조한 데 이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계속 팔레스타인문제와의 연계를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분석될 수 있다.

이라크는 그렇게 함으로써 전쟁이 일어날 경우 이집트 시리아 등 반이라크 입장을 취하고 있는 아랍국들의 지지를 유도하고 최소한 그들의 행동을 제한할 수 있으며,평화적 해결의 경우에도 아랍세계에서의 이스라엘의 입지를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을 갖고 있다.

이스라엘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이번 페만사태가 앞으로의 「운신의 폭」을 결정할 가장 결정적인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은 과거 수차례 대아랍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을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당시는 미국 등 서방측의 묵시적인 지원내지는 광범위한 이들 국가들의 지원을 그 배경으로 했었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에 처해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만약 페르시아만전쟁 발발시 본격적으로 개입을 하게 될 경우 그 자체가 이번 사태의 성격을 이라크의 의도대로 변화시켜 현재 탄탄한 서방측의 반이라크 연합체를 와해시킬 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설은 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선제공격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지만 현상황하에서의 그같은 행동은 자칫 국가존립 자체마저도 위협할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로서는 계속 만반의 전쟁준비를 갖추지 않을 수 없고 또 표면적이라 할 지라도 절대적 지지세력인 미국의 간곡한 요청을 정면으로 거부할 수밖에 없다는 데에 바로 이스라엘의 고민이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그동안 수차례 피를 흘리며 닦아놓은 아랍세계내에서의 확고한 생존기반을 하루아침에 위협받을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것은 이번 페만사태가 어떤 방식으로 해결되든지간에 이스라엘의 영향력은 약화되며 그것은 이스라엘의 몰락에서가 아니라 이라크를 비롯한 다른 아랍권 국가들의 위상이 미국 등 서방측과 직접 맞설만큼 크게 높아지게 되는 상대적 피해이다.

그럴 경우 팔레스타인문제는 국제사회에서 자연스럽고 강도높게 제기될 것이고 서방측은 이를 예전처럼 「골치거리」로 가볍게 다룰 수만은 없다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전개는 이스라엘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이스라엘이 계속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존재를 꾸준히 부각시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일 뿐아니라 더 나아가 이번 사태 해결 후 좀더 유리한 위치로 차지하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페만사태가 어떤 방식으로 끝나든지 이스라엘의 상대적 입장 약화는 거의 확실하고,이스라엘은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계속 또다른 「시도」를 하게 될 것으로 보여 이스라엘과 이와 연계된 팔레스타인문제는 중동에서 끊임없는 분쟁을 야기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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