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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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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울의 한 호텔에서는 종교인 의학자 법률가 언론인 사회사업가 공직자 등 중년의 보통사람 10여 명이 자리를 같이하여 진지한 논의를 벌였다. 이들이 진지하게 논의한 문제는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라는 이름의 단체설립과 이 단체를 중심으로 한 장기기증운동의 전개방법이었다. ◆사람의 장기를 떼내어 다른 사람의 몸에 옮겨놓는 장기이식은 귀중한 인체부분의 재활용으로서 장애극복,질병치료,생명구조를 위한 의료시술의 하나다. 선진 각국에서는 첨단기술과 방법을 활용한 이식의술이 활발하게 연구 실험되고 있으며 장기 기증으로 의학연구에 기여하고 인명구조에 한몫을 맡는다는 시민의식이 폭넓게 보편화되어 있다. ◆의술의 발달에 따라 이식하는 신체부위도 안구·신장·췌장·심장·간장 등으로 영역을 점차 넓혀나가고 있다. 각막이식을 통한 실명회복,신장이식수술을 통한 신장질환의 치료는 우리나라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제한적으로나마 시술되어왔으나 장기의 제공자가 거의 없어 더 이상 발전을 못 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 의료계의 실정이다. ◆인명구조의 장벽이 되고 있는 장기부족의 현실을 동포애로 타개하자고 하는 사랑의 장기기증운동은 헌혈운동을 오랫동안 펼치다가 미국으로 이민간 한 종교인이 아무래도 모국의 동포들을 위해 못 다한 봉사가 남아 있다는 자책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 가족을 남겨두고 7년 만에 단신 귀국하여 시작한 운동이며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귀중한 인체부위의 재활용으로 인명을 구조한다는 이 운동은 더할 데 없이 뜻있는 것이지만 수세기에 걸쳐 민중의 의식 속에 뿌리깊게 박힌 신체발부는 수지부모의 유교사상을 극복하고 법적으로나 의학적으로 미결상태인 뇌사 인정문제를 해결하여야 하는 등 험난한 길을 헤쳐나가야만 한다. 그러나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리만큼 살벌하기만 한 세태에 이 같은 동포애의 실천운동이 이 사회의 한 모퉁이에서 싹트이고 있다는 사실만도 말할 수 없이 고무적이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창립총회는 22일 하오 2시 서울 YMCA 강당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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