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우려보다 「방송의 질」 선택/대자본 참여없인 프로공급 차질/지역안배·장르별 허가제 도입 편중해소○…정부가 대기업과 언론사의 유선TV방송(CATV) 참여를 허용하려는 것은 근본적으로 수십개 채널을 통해 방송되는 유선TV가 이들의 참여없이는 질적인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차공청회때에도 대기업과 언론사의 참여에 따른 독점우려보다는 다양한 참여를 통한 방송내용의 향상을 꾀해야 한다는게 전반적인 여론이었다. 그 이유는 유선방송은 공중파TV방송과 달리 수십개 채널을 갖고있어 막대한 양의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대기업이나 언론사를 제외하면 절대적인 공급부족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유선방송이 기존 TV방송의 재방이나 외국에서 수입한 저질프로그램으로 채워지게된다.
따라서 민영방송의 경우처럼 유선방송이 당장 막대한 이익이 있는 분야처럼 잘못 인식하는 사회분위기만을 좇아갈때 내용의 불충실로 유선방송은 뉴미디어로서 국민들에게 호응을 받지 못하게 될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따라서 참가는 자유로이 하되 허가과정이나 시행에서 정보독점이나 특정분야 편중현상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구상은 유선방송운영의 경우 언론사는 신문을 예로 들면 발행지역에서의 겸영을 금지해 특정지역의 정보독점현상을 없앤다는 것이다.
즉 중앙일간지는 서울,지방일간지는 해당지역에서의 유선방송운영권을 갖지 못하지만 타지역에서의 운영은 가능하도록 하며 대기업의 경우는 유선방송운영보다는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고급프로그램제작 쪽을 맡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알게 모르게 유선방송 참여준비를 해온 대기업들은 운영보다는 유선방송에 공급할 프로그램제작에 주로 참여토록 하는 한편 이미 본격제작에 들어간 기존 MBC·KBS 자회사들의 프로그램 공급길도 터주어 최대과제인 소프트웨어 공급체계를 해결하겠다는 의도이다.
그러나 기존 TV방송과 달리 최고 1백8개 채널로 방송이 가능한 유선방송에서 대기업들은 주로 수익성이 높은 드라마나 영화 등 오락물에 몰려들 가능성이 높아 자칫 채널간의 심한 질적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는 이런 부작용을 막고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허가시 장르별로 조정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특정업체에 특혜를 준다는 비난과 함께 아무래도 자본력이 약한 기존의 외부제작사 참여의 길은 막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보다는 미국 CNN처럼 전국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공급자만 허가제로 하고 제작은 자유롭게 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방송학자들은 보고있다. 전국유선방송 네트워크를 통해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회사는 자체제작으로 그것을 충당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연 제작사들의 작품을 공급받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질높은 프로그램이 선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학자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정부가 오는 4월1일부터 서울 목동과 상계동에 실시키로한 유선시범방송이 7월로 연기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직 뚜렷한 방송방향이 서있지 않기 때문이다.
공보처 산하 유선방송추진위원회는 당초 이지역 1만가구를 대상으로 오는 4월부터 18개 채널로 시범방송을 하기로 했으나 아직 편성·제작·방송시간 등에 대한 계획조차 서있지 않은 상태. 단지 시범방송을 맡은 한국통신(KTA) 유선방송시범사업단이 전송망사업만을 10%정도 해놓았다.
정부가 시범방송으로 계획했던 채널은 모두 18개. 그중 KBS 1·2와 MBC 그리고 교육방송을 중계하는 4개 채널과 FM라디오와 자동검침·방제 등을 위한 채널 8개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채널은 독자적 프로그램을 방송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따라서 영화·교양·어린이·스포츠·연예 및 오락·기업정보를 내보내는데 필요한 프로그램 제작이나 공급이 적어도 6개월전에는 서있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시범방송이 차질을 빚고있는 이유는 정부의 「유선방송추진위원회」가 제작·편성을 따로 맡고있어 유선방송 시범사업단이 독자적으로 일을 추진할 수 없기 때문.
그동안 시범사업단은 편성안과 방송시간(TV 방송이 없는 상오 10시부터 하오 4시)을 마련하고 일부 외부제작사들의 프로그램 제작능력을 분석하는 등 자체적인 추진계획을 세웠으나 「유선방송추진위」의 최종결정이 아직없어 구체적 추진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유선방송추진위원회」는 이달 28일에야 시범방송의 제작편성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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