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두번째 해외파병” 군의료진 파견 준비상황·의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두번째 해외파병” 군의료진 파견 준비상황·의미

입력
1991.01.12 00:00
0 0

◎쿠웨이트국경 남방 120㎞ 배치/소총·화학전 대응장비 등 휴대/인근에 미 기지… 미사일 피격권/“국제적 의무 이행·한반도 유사시 집단안보 기여”페르시아만 파병 한국군 의료진의 숫자·파병지역 등이 정부 당국에 의해 11일 공식 발표됨으로써 창군 이래 월남에 이은 두 번째 해외파병은 이제 출발만 남겨두게 됐다.

페만사태 해결을 위한 유엔과 유럽공동체(EC)등의 최종 중재노력이 무산되면 전쟁은 불을 보듯 뻔하고 우리 군 의료진의 사우디 전장 파견·활동 등 페만 전쟁참여가 불가피해진다.

국방부는 군의관·간호요원 등 의료요원 1백5명과 경비 등을 맡을 지원요원 49명을 포함한 1백54명의 의료지원단을 국회가 파병동의하면 현지에 보낼 방침이며 이들 의료진은 6개월 주기로 교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군 의료진은 24일의 1백52회 임시국회에서 파병동의를 받을 경우 전쟁 시작 전에라도 전화의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피점령지 쿠웨이트와의 국경남방 1백20㎞ 지점의 사우디 도시 알 누아이리아(AI Neiriya)에 배치된다.

국내외 군사관계자들은 다국적군과 이라크의 승부가 1주일을 넘기지 못하는 단기전으로 끝나며 이라크가 초토화할 것이라고 한결같은 전망을 하고 있지만 사막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와 군 당국자들은 『비전투요원인 군 의료진의 사우디파병이 월남전 때와 같이 전투병력 파병으로 이어지는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전황의 진전에 따라서는 이 같은 장담에도 변수가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 의료진이 배치돼 아전병원을 운영할 곳인 알누아이리아는 사우디 동북부지역의 인구 3만 규모 도시로 동부지역 전후방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이면서도 인근에 미군의 보급지원기지가 건설되고 있는 중이어서 이라크군의 타격목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군 당국은 주둔지역이 쿠웨이트 국경에서 1백20㎞ 떨어져 이라크 지상군의 비정규전 침투가 불가능하고 다국적군이 제공권을 확보하고 있어 총·포화에 의한 직접 피해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하면서도 미사일 직격탄 피해는 배제하지 않고 있다.

크루즈미사일 등의 사정거리가 3백∼5백㎞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라크측의 미사일이 다국적군에 의해 공중에서 중도 요격되지 않는 한 피해를 예상해볼 수 있다.

국방부는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군 의료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파견병력에 총기·탄약 등 개인 장구외에 화학전 대응장비를 휴대케 하고 화학전의 피해에 대배,현지 미군 지원시설과 협조체제를 갖추어 놓았다고 밝히고 있다.

군 의료진의 사우디파병 세부방침이 공표됨에 따라 오는 15일 의료진 파병에 앞서 군관계자 등 26명으로 구성된 현지조사단이 사우디로 떠나고 파견병력에 대한 2주간의 사막환경적응 및 임무수행훈련도 본격화한다.

11일 하오 국방부에서 창군 이래 두 번째의 해외파병계획을 발표한 이종구 국방장관은 이번,파병결정의 배경을 ▲국제사회에서의 능동적 위상정립 ▲경제·안보 등 국가적 실리추구 등 두 가지로 요약했다.

또 이번 페만사태에 대응한 군 의료진 파병은 27년 전의 월남전 참전 때와 비교할 때 의사결정의 주체,안보적 이해관계 등에서 종전과 현격한 차이가 있는 독자적 결정임을 강조하며 국민들의 이해를 요청했다.

이 장관은 의료지원단 파견 결정의 배경설명에서 『이번 파견은 세계 10대 교역국으로 성장한 주권국가가 대이라크 응징을 선언한 유엔결의를 존중,국제사회에서의 책무를 능동적으로 수용하려는 것』이며 『6·25전쟁 때 우리 국가를 방위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유엔의 결의에 동참하려는 뜻도 담겨있다』고 말했다.

또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은 이해가 엇갈리는 지역에서 힘의 논리가 무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이므로 이를 응징하지 않을 경우 똑같은 논리가 한반도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제한된 의료지원단을 파견하는 것으로라도 국제적 응징에 동참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이번 파병의 영향·이해득실에 관해서도 언급,『의료지원단 파견은 유엔의 국제 평화노력에 대한 한국의 동참의지를 가시화해 한국의 동참의지를 가시화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한미간 기존안보협력관계강화 및 한반도 유사시 우방으로부터 집단안보 보장기반을 마련하는 의미도 크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만일 한국이 이번 페만사태에 아무런 참여 노력을 보이지 않을 경우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발언권이 약화되고 이를 계기로 한미관계가 소원해져 ▲주한미군의 철수가 가속화하고 ▲방위비 분담압력이 가중되는 문제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방부는 전투병력이 아닌 군 의료진 파견결정은 국제적 상황을 고려한 대응책이며 우리의 안보체제 및 전후의 대이라크 관계까지 감안한 현실상 최선의 방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군관계자들은 다국적군과 이라크간에 전쟁이 시작될 경우 다국적군의 일방적 우세 속에 단기전으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다.<안재현 기자>

◎“전투병력 파견 전제 아니다”/이종구 국방 일문일답/국익 위협 땐 추가파병 검토

이종구 국방부 장관은 페만 군 의료진파견계획 발표 후 기자들과의 질의·답변에서 『의료진 파견이 전투병력 파견의 고리는 결코 되지 않을 것』이라며 『만일 페만사태가 악화돼 전투병력을 파병하지 않는 것이 국익에 손실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설 경우에만 추가 파병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문답내용.

­페만 의료진 파견이 전투병 파견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많은 사람들이 월남전 때의 양상을 연상하고 있지만 사막전은 정글전과 달라 장기전이 될 수 없고 전투병 파견으로 이어질 수도 없다.

­미국 등이 전투병력 파견을 강력히 요청하면.

▲우리 정부로서는 전투병력을 파견치 않는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미국의 요청하더라도 우리의 안보·국익을 고려,검토하겠다.

­의료진 파견시기는.

▲국회의 파병동의를 거친 2월1일쯤이 될 것이다.

­파견 인력은 어떤 경로로 차출·선발되나.

▲일정 야전병원을 지정,해당인력 전원을 파견하고 부족인원은 별도로 차출하겠다.

­파견 의료진 모두 개인화기를 소지하나.

▲물론이다. 자체방어를 위해서는 응사도 가능하다.

­파견 의료진의 부대지휘는.

▲다국적군 통제를 받지만 의료지원단장(대령급 군의관)이 단독지휘·통솔한다.

­파견 병력엔 여자도 있나.

▲간호장교 몇 사람이 포함될 것이다.

­파견 부대명 및 환송행사는.

▲부대명·부대기 등이 곧 결정되고 국회동의를 얻으면 출발할 때 대대적 환송행사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