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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대담판… “뭔가 있다”/제네바회담 현장과 페만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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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대담판… “뭔가 있다”/제네바회담 현장과 페만 표정

입력
1991.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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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즈 “새 안 휴대”… 해결전기 기대감/회담중 본국과 협의 시간 걸려/베이커,일정 바꿔 일박 태세로/외국인 중동탈출 러시… 요르단 국경 폐쇄○…베이커와 아지즈는 상오 11시 회담장에 도착,10분 동안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한 뒤 곧바로 회담에 들어갔다. 양국 외무장관들은 사진촬영이 계속되는 동안 빗발치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일절 답변을 하지 안았으며 베이커와 아지즈를 제외한 다른 대표단들은 굳은 표정으로 국제회담장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례적인 악수조차 교환하지 않았다.

○…회담이 예상 외로 길어지자 회담장 주변에서는 추측도 무성. 당초 아지즈 장관은 르네·펠베 스위스 외무장관을 만날 때만 해도 이라크는 『새로운 제안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으나 미 CBS TV와의 회견에서는 새로운 제안이 있다고 밝혀 페만사태 해결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약 1시간의 정회시간에는 점심식사도 있었지만 베이커와 아지즈가 본국과 협의한 시간을 갖는 의미도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미­이라크 대표부는 각기 회담장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불과 200m의 거리에 있기 때문에 협의하기가 매우 쉬운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인터콘티넨탈호텔측은 페만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상징하기 위해 올리브가지를 입에 문 하얀비둘기 모형을 나무로 조각,현관지붕에 장식.

이 호텔은 85년 고르바초프와 레이건이 첫 미소정상회담을 가진 역사적 장소. 미 대표단은 이 호텔 13∼18층을 사용하고 이라크측은 12층을 쓰고 있는데 호텔측은 보안을 이유로 회담장 방이름도 비밀에 부치기도.

○국가원수급으로 경호

○…인터콘티넨탈호텔에는 전세계에서 몰려든 1천여 명의 보도진이 취재경쟁을 벌여 큰 혼잡을 빚었는데 이 중 6백명 이상이 미국기자. 특히 미 국무부 출입기자들은 전용 프레스센터를 설치,다른 기자들의 불만과 부러움의 대상.

회담이 시작되면서 호텔 주변의 경비는 더욱 강화됐는데 스위스 공안당국은 이번 회담이 외무장관 회담이지만 경호·경비는 국가원수급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페만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베이커 미 국무장관과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이 중대한 회담을 개최하고 있는 스위스 인터콘티넨탈 호텔 인근 주민들은 9일 자신들의 저택 베란다에 평화를 상징하는 흰색기를 내걸었다.

또 공산주의자인 안드레·헤디거 제네바 시장도 자신의 공관 바깥에 흰색기를 게양했다.

한편 이날 호텔 주변에는 수많은 평화시위대들이 몰려와 페만전쟁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대표단에 후세인 사촌

○…이라크 대표단의 일원으로 회담에 참가한 바르잔·이브라힘씨는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사촌으로 이라크의 전직 비밀경찰 총책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지난 89년 2월부터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인권회의의 이라크상임대표로 일해 왔는데 그의 유엔 등록이름은 「바르잔·알·티크리트」.

이같은 이름변경은 이라크 정부가 계파 종족을 나타내는 이름표기를 금지한 조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제네바=김영환 특파원>

○여객기 좌석도 매진

○…유엔이 정한 이라크군 철수시한이 임박하자 중동지역에서는 외국인 탈출행렬이 러시를 이루고 많은 항공사들이 이 지역으로의 비행기 운항을 중단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이라크가 전쟁발발시 공격목표로 선언한 이스라엘에서는 6,7일 이틀 동안 외교관 등 1만2천명의 외국인들이 출국,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유엔은 중동지역의 비필수요원과 가족들의 철수작업을 시작했으며 독일과 네델란드는 바그다드 주재 외교관들을 일시 철수시켰다. 이집트도 수일내 이라크에 있는 5만명 이상의 자국인을 요르단을 거쳐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7개 항공사들이 중동지역을 운항하는 항공 편을 줄이거나 중단했는데 요르단발 뉴욕행 비행기 좌석은 이미 23일까지 매진.

○…미하일·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페만위기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소련관영 타스통신이 9일 보도.

타스통신은 이날 외무부의 한 성명을 인용,빅토르·포수발류크 소련 대사가 8일 바그다드에서 가진 한 회담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이라크측에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

이 통신은 또 이 메시지가 유엔안보리 결의문 조항에 입각,페만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소련이 지금까지 벌여온 노력들의 일환이라고 첨언.

○피란민 처리에 고심

○…요르단은 9일 요르단으로 유입하는 외국인 피란민 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지원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이라크와 쿠웨이트로부터 요르단으로 탈출하는 모든 외국인들에 대해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요르단의 피란민문제 최고 책임자인 살라메·하마드는 『오늘(9일)부터 추가발표가 있을 때까지 이라크와 쿠웨이트를 빠져나온 모든 국적의 피란민들을 해당국 정부와 국제기관이 이들의 출국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않는 한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 화물선에 군사장비

○…미국은 8일 군사장비를 실은 소련선박 1척이 요르단을 향해 가다 홍해상에서 미군과 스페인 해군의 검문을 받아 정지해 있다고 밝히고 만일 이 배가 이라크에의 무기공급 금지를 포함한 유엔의 대이라크 제재조치를 위반하는 것이라면 소련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 관리들에 따르면 이 배의 화물을 조사한 결과,로켓발사대와 폭탄의 뇌관·탱크부품·통신장비 등 군사장비 11상자가 선장실에서 발견됐으며 이 장비들은 적하목록에 올라 있지 않았다는 것.

이에 대해 소련 외무부는 이 소련 화물선 목적지는 이라크가 아니라 요르단이며 그 배에 실린 군사장비 부품들은 요르단군에 공급될 것이었다고 설명.

○“핵 사용계획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중인 존·메이저 영국 총리는 8일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사용한다 해도 다국적군은 핵무기를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가스마스크를 어깨에 메고 챌린저탱크를 탄 채 사막에 배치된 영국군 제7기 갑사단 3연대를 방문한 메이저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핵무기를 제외한 많은 무기를 갖고 있으며 핵무기를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군의 부분적인 철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

○페만 병력 백14만명

○…현재 페만지역에는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 60만5천여 명과 쿠웨이트 지역내 및 부근에 배치된 이라크군 54만명 등 모두 1백14만명이 대치중이라고 미 국방부가 8일 밝혔다.

피트·윌리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유엔이 결의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군시한을 1주일 앞두고 논평을 통해 페만지역에 미 육·해·공군 36만명 이상이 서구국가들과 아랍국가들의 다국적군 24만5천명과 함께 집결해 있다고 밝혔다.

○바그다드 식품 사재기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유엔이 정한 이라크군 철수시한이 임박해 가자 식료품 사재기현상이 나타나고 대피 때 사용할 중고차 매매가 성행.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전과 다름없이 평온하며 시장과 거리는 인파로 북적거려 긴박감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이라크 당국은 대대적인 주민대피 훈련을 실시하고 주택내 대피시설을 갖추라고 지시했으나 대부분 주민들은 이런 지시사항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것 같았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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