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의 처 상대 혼인무효소 전 장관 패소(표주박)

○…대법원 특별2부(주심 배석 대법관)는 9일 전직 장관 박 모씨(68)가 내연의 처 김 모씨(60)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확인소송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지난 86년 6월 이루어진 두 사람의 혼인신고는 유효하다』며 김씨에게 승소판결을 내렸다.김씨는 지난 52년 이래 박씨와 근 40년간 사실상 부부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장관을 지내는 등 고위공직에 있던 박씨의 입장을 고려,박씨와 비슷한 이름의 이중호적을 만들어 2남2녀의 자녀들을 입적시킨 채 살아오다 지난 81년 11월 박씨의 본처가 사망하자 86년 1월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마쳤었다.

그러나 박씨는 87년 8월 『이 혼인신고는 김씨가 도장을 도용해 한 것으로 무효』라며 서울 가정법원에 혼인무효소송을 내 4년 가까이 법정공방을 벌여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가 본처 사망 후 또다른 여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를 인지,호적에 입적시키자 김씨와 김씨의 딸이 박씨에게 강력히 항의,박씨가 혼인신고를 하라며 인감을 건네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