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내 모래 깔고 부속건물 도색/“3·1절에도 없었던 일” 비난가이후 일본 총리의 파고다공원 방문을 앞두고 봄철에나 이루어지던 문화재 주변 대청소·보수작업이 실시돼 빈축을 사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가이후 총리의 파고다공원 방문이 10일로 확정되자 8∼9일 이틀 동안 파고다공원 일제 정비작업을 벌여 시민들로부터 『민족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과잉배려』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본청과 종로구청 직원 50여 명,새마을 취로사업부녀자 10여 명 등을 동원,8일 하오부터 공원청소 및 제설작업을 벌이고 가로등에 달린 청사초롱의 깨진 유리를 갈아 끼우는 등 보수작업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특히 9일 낮까지도 눈이 녹지 않자 공원정문인 삼일문으로부터 가이후 총리가 헌화할 독립선언비 앞까지를 양탄자 깔 듯 모래로 깔아 통행로를 조성했다가 이날 파고다공원 앞에서 항의집회를 했던 항일운동 관련단체 회원들의 항의와 반발에 부딪치자 모래를 더 많이 퍼와 공원 경내 전체의 눈을 모래로 덮기도 했다.
서울시는 또 이날 하오 4시께부터는 독립선언비에 새겨진 독립선언서와 독립지사상,뒤편의 12명 부조동판 등을 물로 닦아낸 뒤 기름칠을 하는 광내기작업까지 해 공원에 모여있던 태평양전쟁 희생자유족회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서울시는 그 동안 이들 기념물을 물청소한 적은 있으나 3·1절을 앞두고도 광내기 작업은 한 적이 없다.
서울시는 이에 앞서 이날 상오 7시께부터 삼일문과 관리사무소 벽 등에 새로 페인트칠을 하고 공중화장실 청소까지 했으며 원각사비(보물3호) 주변,원각사지탑(국보 2호) 주변을 청소하고 보수가 불가능한 가로등 2개와 쓰레기통 10여 개 나무벤치 등은 아예 철거한 뒤 새것을 설치했다.
이날 작업중에는 독립선언비 제단어귀에 나일론 끈을 쳐놓고 일반인 접근을 막는 바람에 수차례 입씨름이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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