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원 마련 불우이웃에/사시 주민들도 정성 탄복/“남돕는 즐거움”… 농사지원·수해복구도폐품을 모아 불우이웃을 돕는다. 7년 동안 남들이 버린 쓰레기를 알뜰히 수집,「온정의 밑천」으로 재활용해온 「쓰레기 아저씨」는 연초부터 바쁘다.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2동 347의28 진광범씨(48·상업)는 그 동안 폐품수집으로만 1천1백여 만 원을 모아 불우이웃돕기를 계속해왔다.
진씨가 폐품수집을 하기로 마음먹게 된 것은 83년부터. 평소 주변에서 무심코 버려지는 종이 병 고철 등 각종 폐품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던 진씨는 뜻이 맞는 주민 몇 명과 폐품을 수집키로 했다.
진씨는 가정마다 돌아다니며 폐품을 모아줄 것을 부탁하고 홍보물을 돌려 관심을 촉구하는 한편 학교 운동회 등 폐품이 생길 만한 모임이면 거르지 않고 찾아가 청소를 해주기까지 하며 폐품을 모았다.
또 틈만 나면 동네 쓰레기통을 뒤지고 다녀 옷은 늘 엉망진창이었고 행락철이면 북한산 등 근교 야산을 돌아다니며 빈병을 한 트럭씩 싣고 오기도 했다.
처음에는 『고물장사냐』 『폐품 모아 혼자 쓰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과 멸시도 받았지만 정성에 탄복한 주민들은 고물장사에서 팔 것도 모았다가 건네주며 격려하게 됐다.
진씨는 라면 화장지 등 생필품을 공장에서 싼값에 사다 주민들에게 팔아 기금을 모으기도 했다. 그렇게 모은 돈이 88년에 1천만원을 넘자 이웃의 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지금까지 30여 명에게 학비를 보태줬다.
장애인복지시설인 은평구 응암동 천사원을 매년 2차례씩 방문,위문품을 전달했고 소독기구를 사들여 여름이면 동네 방역활동을 했다.
86년부터는 경기 용인군 남사면 진목3리 마을과 자매결연을 해 농사를 돕고 삽 낫 등 농기구를 기증하기도 했다.
86년 가을 배추파동 때는 이 마을의 배추를 대량 구입,동네에 가져와 팔아주었고 농산물 직거래를 주선해 두 마을의 우의를 다졌다.
지난해 9월 수해 때는 능곡·일산 일대 수해지역에 찾아가 가재도구 정리,방역을 도와주는 등 불행한 이웃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고 있다. 진씨는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 꼭 보답하겠다』고 쓴 감사편지를 받았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범죄와의 전쟁」 이후에는 경영하는 식당일을 팽개친 채 하루도 빠짐없이 야간 방범활동과 거리질서캠페인을 하고 다닌다.
이 일을 하기 전에는 남들에게 도움을 주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진씨는 폐품을 모으면서부터 이웃을 돕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가를 알게 됐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이충재 기자>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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