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보상」 모금할당안은 백지화/제조업우대 구체적 방안 밝혀야유창순 전경련 회장은 4일 지자제선거·총선·대선 등 연이은 선거과정에서 돈 안 드는 깨끗한 정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재계는 이같은 선거를 통한 현정치세력판도의 급격한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경련회장단 신년기자회견에서 『오는 3월로 예정된 지자제선거는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 등 일련의 선거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는 매우 중요한 전초전』이라고 말하고 『이번 지자제선거에서 정치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선거풍토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회장은 또 이번 선거에서 어느 당이 급격히 부상한다든가 세력이 커지면 계속되는 다른 선거에서도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들로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유 회장은 이어 광주보상문제와 관련,『정부에서 당초 구상했던 경제 단체별 모금할당안은 백지화됐다』고 말하고 『경제단체장회의에서도 경제단체를 통한 모금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의견을 모으고 이같은 재계의 의사를 관계당국에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광주보상문제는 원칙적으로 자발적인 모금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일단 지방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민간모금으로 상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회장단과의 일문일답 내용.
올해 경제여건과 남북 경제교류 전망은.
▲유 회장=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페르시아만사태가 잘 해결된다면 원자재값이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도 있어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 비관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남북 경제교류는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도 없을 뿐더러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경련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한 재계의 입장은.
▲최종환 삼환그룹 회장=재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세대교체론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유 회장의 연임을 바라고 있으며 몇몇 재계 인사들과도 이같은 견해를 주고받았다.
올해 창립30주년을 맞은 전경련의 위상정립에 대해.
▲최창락 전경련 상근 부회장=민간경제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증대하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기관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 한국 경제에서의 민간경제계의 역할과 참여문제에 대한 국제심포지엄 등을 열어 「국가의 이익과 재계의 이익의 조화」 「균형발전」 등의 주제를 심도있게 논의해볼 예정이다.
기업의 자금난은 어느 정도인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국내 유수의 모 자동차회사에서 지난해 근로자들의 임금지급을 연기했을 정도로 심각하다. 연말자금난 때문에 하루 하루 위기를 수습한 대기업도 많았다. 현재와 같은 고금리하에서는 새로운 시설투자를 엄두도 못 내고 있으며 해외시장에서 국제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정부에 바라고 싶은 것은.
▲장치혁 고합그룹 회장=정부에서 뒤늦게 제조업우대정책을 발표하고 있으나 제조업을 어떻게 우대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한 수단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제조업이 중요하다는 말만 가지고는 안 되며 구체적인 방법을 확실하게 밝혀야 제조업의 재건을 이룩할 수 있다.
또 대기업이 기술개발투자를 안 하고 땅투기만 했다는 여론이 일고 있으나 정말 답답하다. 일부 기업에서 이같은 행위를 했을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혹독한 국제경쟁에서 살아 남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방준식 기자>방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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