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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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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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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언론은 국력을 대변하듯 신년특집으로 세계를 상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가운데 흥미있는 것은 일본에 대한 친밀감 내지는 선호도와 한국의 통일문제이다. 국제여론조사의 대상은 일본을 중심으로 미국 소련,그리고 한국과 영국 태국인들을 택했다. 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탈냉전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먼저 미국국민의 대일본 국민감정이 1년 전보다 아주 달라졌다. 소련사람들에게 더 친밀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소련국민 사이에도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 견원지간 같던 미소가 오히려 부드러워지고 일본은 양쪽에서 모두 탐탁찮게 여기는 꼴이 되었다. 일본인들의 미국사람에 대한 감정도 식어가고 있음이 밝혀졌다. 은근하고 따뜻하기가 옛날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한반도의 통일문제에도 시각차가 엇갈린다. 「앞으로 5년 이상 걸린다」는 의견이 당사자인 한국인들에게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미국과 소련이 비슷하다.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우리나라와 미국인들이 많고 오히려 소련은 아주 적다. 여론조사를 놓고 시비를 가릴 수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참고로 삼으면 그만이다. 세계가 일본국민을 어떻게 보느냐,우리의 통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도 별개의 문제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일은 이 시대의 성격이다. 이념과 체제의 대립은 세계인의 머리에서 빠른 속도로 소멸되어간다. 미국과 소련이 협력관계에 들어가자 당장 일본의 경제력에 공동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일본의 비약이 새로운 이 장벽을 과연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그들의 앞날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의 통일문제도 그러하다. 당사자의 역할이 점점 비중을 높여간다. 협력 속의 자립과 자존이 중요하다. 통일에 대한 책임은 외부 정세보다 우리 자신의 어깨를 더 누른다. 앞으로 몇 년이 걸리지 하는 시간은 크게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 대응태세가 긴요하다. 이 한 해가 기반을 다지는 시기가 된다면 걱정은 한결 덜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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