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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출근 첫날 눈… 대중교통 마비 속/지하철 연장운행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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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출근 첫날 눈… 대중교통 마비 속/지하철 연장운행 “외면”

입력
1991.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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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설작업도 늑장… 혼잡 가중신년 출근 첫날부터 눈 때문에 대중교통 수요가 폭증하는 등 귀가길 교통전쟁이 벌어졌으나 서울시가 지하철 연장운행 등 시민수송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제설작업에도 늑장을 부려 교통혼잡이 가중됐다.

서울시는 3일 하오 3시께부터야 교통비상령을 내리고 제살작업에 착수,초기제설에 실패했으며 이 때문에 야기된 귀가길 교통체증으로 제설차량이 이동하지 못해 퇴근길은 물론 4일 출근길의 혼잡을 예방하지 못했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해 겨울의 많은 강설량을 감안,올 겨울에도 눈이 많이 내릴 것으로 보고 염화칼슘 비축량을 지난해보다 6만부대(25㎏들이) 많은 20만부대를 비축하는 등 인력·장비를 크게 보강하고도 이를 제때 활용하지 않고 눈이 쌓여 차량통행이 아예 불가능한 남산공원 순환도로,북악·인왕스카이웨이 등에 하오 3시부터 차량통행을 제한했으며,지하철 2호선에만 일부 증편운행을 실시했다.

서울시 설해대책본부는 지하철 연장운행 등 교통비상대책은 지난해 11월 마련한 설해대책에 따라 3단계(적설량 10㎝ 이상)가 돼야만 실시하며 그 전단계에서는 지하철공사 직원의 비상근무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려 밤늦게까지 지하철 객차마다 정원의 2∼3배가 넘는 6백∼8백명씩 타는 바람에 아비규환을 이루었고 지하철 운행이 구간마다 1∼2분씩 지연됐다.

평소 퇴근 때 6만여 명이 이용하던 1호선 서울역의 경우 하오 8시 이후 2배가 넘는 13만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역무원 전원이 매표창구에 배치될 정도였다.

고속도로 역시 도로공사가 하오 2시께부터 전구간에 염화칼슘을 뿌렸지만 도로가 빙판을 이루어 고속버스들이 평균 3∼5시간씩 연착하자 각 버스회사는 하오 5시부터 모든 차의 출발을 취소하고 이미 발매한 표는 환불했다.

부산 포항 목포 등에서 막차를 탔던 장거리 승객들은 4일 새벽 4∼5시께 귀가했다.

시내에서 김포공항까지도 2∼3시간씩 걸려 승객들이 비행기 탑승시각에 지각,국내선 하오 8시30분발 제주행과 국제선 대북행 UA801편 등에는 일부 승객들이 탑승을 못했고 밤늦게 비행기에서 내린 1천5백여 명이 발을 구르다 공항인근 숙박업소에 찾아가기도 했다.

이날 강서구 염창동에서 성산대교 북단까지는 제설작업이나 염화칼슘살포가 전혀 안 돼 있어 대부분의 시민들이 아예 차 안에서 잠을 자거나 길가 가게에서 빵과 우유를 사 저녁을 겸해 먹기도 했다.

하오 5시께 강서구 염창동 선퍼니처가구 맞은 편에서 도심으로 출발한 이광훈씨(30·회사원·서울 서대문구 홍제동)는 4시간 가까이 걸린 하오 8시50분께야 광화문에 도착했다.

중곡동에서 잠실까지 출퇴근하는 김 모씨(50·서울 성동구 중곡동 347의19)는 승용차를 회사에 둔 채 잠실에서 건대 앞까지 지하철을 탄 뒤 버스로 갈아타려 했으나 버스가 전혀 다니지 않아 30여 분간 기다리다가 3㎞ 가량 걸어서 귀가했다.

빙판길로 차량운행이 눈에 띄게 줄어들자 도로변마다 택시를 잡으려는 시민들로 북적댔으며 밤이 깊어지면서 시민들은 집까지 2만∼3만원씩에 흥정,웃돈을 주고 택시를 타기도 했다.

광운대 영문과 교수 김선웅씨(33·서울 송파구 가락동 반도아파트)는 『서울대에서 하오 4시께 승용차로 출발했으나 평소 1시간이면 도착하던 집까지 3시간 이상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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