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촉 총력전/서비스 향상/제품 차별화/“새해부터 과점·정부통제 허물어진다”/각 사별 이미지 제고 부심그 동안 과점체제 속에 안주해온 정유업계가 경쟁체제 돌입에 대비한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공 호유 극동 쌍용 경인 등 정유 5사는 최근 국내시장 개방화추세에 따라 정유업계의 개방 및 자유경쟁체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제품차별화 전략을 수립하는 등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기존의 자사 판매대리점 및 계열주유소 직원들에 대한 고객서비스 교육을 올 하반기 이후 부쩍 다양화·체계화하는 한편 제품 이미지 향상을 위한 주유소 환경개선 작업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또 일부 업체는 최근 판촉전담부서를 신설했는가 하면 조만간 모든 계열주유소의 운영을 전산화해 보다 효율적인 중앙통제식 매출관리를 실현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는 등 정유업계에는 새 바람이 일고 있다. 정유사들이 그 동안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으로 치부했던 판촉활동에 새삼스레 신경을 쓰는 이유는 현재의 5개사 과점체제와 생산·판매에 대한 정부통제가 허물어지고 자유경쟁시대가 도래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감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까지 업체의 생산량조절 가격책정 주유소신설 등 모든 문제에 동자부가 개입,결정권을 행사했고 신규진출을 불허하는 과점체제 때문에 정유사들은 소비자들을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일정한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지게 된다는 것.
올 들어 석유정제시설의 신증설과 주유소신설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는 정부규제가 대폭 완화된 상태이고 동자부도 조만간 과점을 해체할 의향을 비치고 있어 이미 유화산업에 진출한 삼성과 현대,벨기에에 합작정유공장을 운영중인 대우 등 재벌그룹들의 신규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 정유업체들간에는 적자생존을 위한 제품차별화작업과 함께 판촉의 비중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더욱이 내년에는 모든 제품에 대한 업체별 상표부착 판매제가 도입될 전망이어서 본격적인 판촉전을 대비한 올해의 정지작업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 이들 정유사들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타결에 따른 해외 대형정유사들의 진출여부에 대해서도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으며 자사제품의 이미지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분야의 선발업체로 지난 87년부터 1년간 4차례씩 계열주유소의 소장들을 대상으로 한 고객서비스교육을 실시해온 유공은 최근 교육내용을 크게 다양화했다. 종래 주유원들의 복장규범,고객승용차에 대한 세척 및 기능점검 요령 등 일반서비스방법 전수에 그치던 교육프로그램에 휘발유의 유황함량 연비 옥탄가 등 세부적인 제품정보를 추가,고객들에게 자사제품의 우수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했고 효과적인 주유소 경영기법도 포함시켰다.
유공은 또 내년까지 주유소를 「지저분한 곳」이라는 인상에서 탈피,「즐거운 쇼핑장소」로 변신시킨다는 목표하에 전국 주요 간선도로변의 계열주유소를 중심으로 주유소건물 및 기업로고 등에 대한 대대적인 환경현대화작업을 진행중인데 1개 주유소당 비용은 1천5백만원선.
현재 주유중인 승용차에 대한 엔진오일점검 타이어펑크검사 재떨이 비워주기 브레이크 작동검사 등 소위 「드라이브웨이」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호유는 지난 9월 처음으로 계열주유소장들에 대한 연수를 실시했다.
총 3억6천만원을 투입,전국 1천2백명의 주유소장들을 1년에 1백60여 명씩 교육할 예정인데 교육내용은 ▲제품지식 ▲채권 관리요령 ▲세일즈기법 ▲국내외 석유산업동향 등이며 실적이 우수한 소장들을 초청,성공사례도 발표할 계획이다.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쌍용정유는 지난 11월 「판매촉진과」를 신설,본격 경쟁에 뛰어들었다.
쌍용이 구상하고 있는 판촉사업의 내용은 대부분 선발주자인 유공이나 호유의 방침과 비슷하지만 계열주유소의 운영상황을 전산화해 매출관리를 본사에서 일원화하겠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 밖에 규모가 다소 작은 극동과 경인은 자유경제체제에 돌입할 경우 현재의 시장점유율 유지도 어렵다고 판단,이에 대비한 계획수립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활동을 개시할 예정.
올해부터 불기 시작한 정유업계의 판촉바람은 내년에는 훨씬 거세질 것이고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과 같이 정유제품의 신문·방송광고가 나올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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